대기업들의 고용은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인터넷·게임 대기업과 벤처·스타트업 계통에서는 비교적 큰 폭으로 고용이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올 상반기 직원이 각각 490명, 305명 늘었고, 카카오뱅크도 225명이 늘었다. 국내 주요 게임 개발사도 지난 1년간 직원을 크게 늘렸다. 엔씨소프트는 481명을 더 채용했고, 게임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은 직원이 작년 상반기 705명에서 올 상반기 1368명이 돼 2배로 늘었다. 이 다섯 기업 전체 고용 인원은 작년 상반기 1만1940명이었지만 올 상반기 1만4104명으로 18%가 늘었다. 다만 이 기업들의 채용은 경력 공채 비율이 높아 실질적 고용 창출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스타트업 업계 전체로는 1년 새 고용이 7만명 가까이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9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혁신 벤처스타트업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벤처기업 3만5482곳의 고용 인원은 72만7498명으로, 1년 전보다 6만7238명(10.2%) 증가했다. 벤처기업 중 기업 가치 1조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 8곳 종사자는 6953명으로 작년 대비 2119명(43.8%) 늘었다.

여기에는 주식시장이 역대 최상급 호황을 누리면서 IT 업계로 돈이 대거 몰린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벤처 투자 규모는 작년 상반기보다 약 85.6% 증가한 3조73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 지원 규모도 올해 연간 기준으로 1조5179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벤처·스타트업의 고용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네이버·카카오와 일부 게임 대기업을 제외하면 벤처·스타트업 업체 대부분이 영세해 처우가 열악한 데다, 벤처·스타트업 분야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IT·게임 분야는 코로나 특수를 맞은 측면이 큰데, 코로나 이후에도 지금처럼 고용 수요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