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인들도 개인적으로 재단을 설립하거나 관련 기업 인수를 통해 ‘탄소 중립’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다음 달 아마존 CEO에서 물러나는 제프 베이조스는 지난해 2월 환경보호에 앞장선 과학자와 단체를 돕기 위해 100억달러(약 11조3000억원)를 출자해 ‘어스(지구) 펀드’를 조성했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기후 서약 펀드’도 조성해 청정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는 2019년 9월 기자회견에서 “204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도 아마존은 지난해 8월 배송용 전기 승합자 1800여 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탄소 중립 사업의 대표 기업인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절친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함께 이달 초 소형 원자로 발전소 건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원자력만이 유일하게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원이라고 밝혀왔다. 게이츠는 또 자신이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와 유럽연합(EU)이 유럽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820만유로(약 110억원)를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고 이달 초 발표했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는 게이츠가 2015년 온실가스 감축과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설립한 펀드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와 하소 플래트너 SAP 창업자가 기금 조성에 동참했다.

에릭 슈밋 전 알파벳(구글 모기업) 회장은 2017년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슈밋 퓨처스’라는 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의 가상지구시스템연구소는 육지 생태계의 탄소·물순환 등 기후시스템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슈밋은 또 가족 재단인 ‘슈밋패밀리파운데이션’을 통해서도 지구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친환경적 자원 활용을 위한 각종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영화배우 등 유명인들도 가세하고 있다. ‘아이언맨’ 주인공인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지난해 친환경 첨단 기술에 투자하는 ‘풋프린트 연합’ 재단을 세웠다. 재단 운영비 1000만달러(약 110억원) 대부분을 다우니가 출연했다. 이 재단은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플라스틱을 분해한다고 알려진 밀웜(유충의 일종)을 사육하는 기업 ‘인섹트’ 등에 투자하고 있다. 다우니는 올 1월에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펀드인 ‘풋프린트 연합 벤처스’도 선보였다. 이 펀드는 지난 3월 미국 전기 모터 개발 스타트업인 턴타이드 테크놀로지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