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기성세대가 회사와 자신들의 관계를 끈끈한 운명 공동체라고 여기는 것과 달리 MZ 세대는 회사와 느슨하게 엮인 사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한다. 회사가 자신의 가치관에 맞지 않는다면 언제든 사직서를 내고 이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유능한 MZ 세대 직원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상급자들의 생각과 소통 방식을 바꾸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수평적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 이희성 상무가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셀프사진관에서 저연차 사원 멘토들과 사진을 찍는 모습.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2019년 하반기 ‘리버스 멘토링’을 도입했다. 상급자가 부하 직원을 돕는 기존 멘토링과 달리 임원이 MZ 세대 직원들에게 배우는 방식이다. 실제 미디어콘텐츠사업그룹장인 최창국(50) 상무는 지난해 10월 2년 차 사원 두 명을 멘토로 만나 총 6차례에 걸쳐 ‘MZ 세대와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최 상무는 “멘토링 이후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과 동영상 앱 틱톡을 시작했다”며 “멘토링을 통해 MZ 세대가 기성세대와는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직시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CEO도 2019년 ‘밀레니얼 세대는 무엇에 지갑을 여는가’라는 주제로 멘토링을 받았다. 포스코에서도 2019년부터 임원들이 MZ 세대와 소통하는 법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있다.

인사 평가 통지 방식도 바뀌고 있다. 인사 평가의 공정성과 평가 과정을 중시하는 MZ 세대를 위해 평가 결과만 알려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사 평가 사유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인사 담당자는 “MZ 세대의 특성을 반영해 2015년부터 담당 부서 임원이 직원들과 개별 면담을 통해 인사 평가 사유를 직접 설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사가 MZ 세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건 아니다. 예컨대 대외비인 성과급 지급 기준을 공개하라는 요구는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대기업 인사 담당자는 “MZ 세대가 성과급에 대한 불만을 익명 게시판에 올리거나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도 있어 난감한 상황이 많다”면서 “이들 세대는 승진보다 단기적 보상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