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육성권 시장감시국장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제재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음악저작권 시장 1위 사업자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방송사에 과다한 방송 사용료를 물린 혐의로 26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4000만원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음저협은 1998년부터 음악 저작권 위탁관리 서비스 시장을 독점해왔다. 작곡가, 작사자, 편곡자 등 음악저작권자들로부터 저작권을 위탁받아 방송사 등 이용자들에게 음악 이용을 허락하고, 사용료를 받아 저작권자들에게 분배하는 서비스다.

그러다 2014년 문화체육관광부가 경쟁체제를 도입, 저작권 사용료 징수 규정을 개정하면서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함저협)와 방송 사용료를 나눠 갖게 됐다.

저작권 사용료는 음악 저작물 관리비율에 따라 정해진다. 경쟁체제 도입 후 방송사가 관리 저작물을 이용하는 횟수에 따라 관리비율이 정해지게 됐다. 음저협은 자신의 방송사용료 몫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계약을 체결한 130개 방송사 중 지상파 3사, 지역 지상파 25개사 등 총 59개 방송사에 기존 독점 체제일 때 징수해왔던 관리비율을 그대로 적용하거나, 자신이 과다하게 정한 관리비율을 적용해 방송 사용료를 청구했다.

이를 따르지 않고 방송 사용료를 일부만 낸 KBS, MBC 등에 2016년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다른 방송사들에도 자신들이 청구한 방송 사용료를 수용하지 않으면 음악저작물 사용을 금지하거나 형사고소를 예고하는 등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기준 음저협은 관련 시장의 67.5%, 함저협은 32.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음저협의 행위로 합저협에 대한 방송 사용료 지급이 위축됐고, 실제로 함저협은 일부 방송사들로부터 방송 사용료를 전혀 받지 못했다”면서 “함저협의 사업 기회를 차단해 경쟁을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함저협은 출범 이후 줄곧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육성권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함저협이 정당하게 자신의 몫을 징수하게 되고 방송사들의 방송 사용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콘텐츠 분야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