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결제 모습. /뉴시스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 현대카드가 캐시백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혜택이 늘어나는 셈입니다. 그런데 카드업계에선 “애플카드인지 현대카드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왜 그럴까요.

현대카드는 이달 말까지 애플페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결제액의 5~20%를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7일 밝혔습니다.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AK플라자·아이파크몰에서 10만원 이상 결제 시 1만원, 농협하나로마트에서 7만원 이상 결제 시 1만원, 롯데마트에서 10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롯데호텔·그랜드하얏트인천·안다즈서울강남에서 20만원 이상 결제 시 2만원, 이디야커피·커피빈·엔제리너스에서 1만원 이상 결제 시 최대 2000원을 돌려줍니다.

지난달 백화점·쇼핑·마트·커피·제과·외식 업종 일부 가맹점에서 애플페이로 결제하면 최대 20%를 돌려주는 ‘애플페이 페스티벌’을 연 지 한 달 만에 다시 캐시백 마케팅에 나선 것입니다.

현대카드는 디자인에서도 애플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개성이 강한 현대카드 특유의 디자인을 앞세우지 않고 대신 애플을 상징하는 하얀색 바탕의 다소 밋밋한 카드 디자인을 선보인 것이죠.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카드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다 없앴다. 애플페이의 온전한 느낌만 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현대카드가 애플을 너무 앞세우다 보니 “현대카드가 애플의 한국 출장소가 됐다”거나 “정 부회장이 ‘출장소장’ 역할을 도맡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 결제에 필요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에 힘쓰며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 장애물을 없애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한국에 빠르고 위생적인 NFC 단말기가 보급되어야 한다. 너무 늦었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죠.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들인 데 이어 애플페이 이용자에게 초점을 맞춘 혜택을 집중적으로 내놓자, “애플페이를 사용하지 않는 현대카드 회원들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공짜로 쓰는 것도 아닙니다. 건당 0.15%로 알려진 수수료도 애플이 가져가죠. 이래저래 애플페이에 대한 현대카드의 저자세가 곱지 않은 반응을 낳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