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관훈포럼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뉴스1

하이브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공개 매수에 응하는 방식으로 카카오에 팔기로 했다. 12만원에 사들인 주식을 SM 경영권을 두고 경쟁했던 카카오에 15만원에 팔겠다는 것이다. SM 주가는 10만원 선으로 떨어진 상태여서 “하이브가 경영권 분쟁으로 SM 주가를 치솟게 만든 뒤 불만 지르고 빠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브가 본격 지분 매집에 나서기 전인 지난달 초 10만원을 밑돌던 SM 주가는 20여일 만인 지난 8일 사상 최고가(15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하이브가 지난 12일 돌연 인수전에서 손을 떼자 30% 넘게 곤두박질쳐 24일 주가는 인수전 이전 수준(10만7200원)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하이브가 카카오 지분을 비싸게 팔고 떠나겠다고 공시하면서 투자자들 비난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 이사회는 SM 주식 375만7237주를 28일에 처분하기로 결의했다. 하이브가 보유한 SM 주식 전량으로 총 발행 주식의 15.8%에 해당한다. 처분 금액은 5635억8555만원, 주당 매도 단가는 15만원이다.

하이브는 “(SM엔터에 대한) 경영권 취득을 철회함에 따라 보유 지분의 공개 매수 참여 후 일부 또는 전부 매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앞서 이수만 SM엔터 전 총괄프로듀서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과 공개 매수를 통해 주당 12만원에 SM 주식을 사들였다. 주당 3만원의 차익을 감안하면 전량 매각에 성공할 경우 1127억원을 벌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공개 매수를 신청한 주식 수가 카카오의 최대 매수 수량인 833만8641주(총 발행 주식의 35%)를 초과할 경우 하이브의 차익은 줄어들 수 있다. 매수 한도를 초과하는 물량이 몰릴 경우 응모 비율에 따라 매도 물량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공개 매수 신청 물량이 2배일 경우 하이브는 보유 주식의 절반만 15만원에 팔 수 있다. 이번 공개 매수 신청 결과는 28일에 공개된다.

하이브는 지난달 SM 인수전에 뛰어든 후 카카오 측과 한 달 이상 ‘전(錢)의 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경쟁 과정에서 SM 주가가 치솟고 지분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12일 “SM엔터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대신 카카오가 경영권을 가져가고, 하이브는 플랫폼 관련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