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이달 중 열리는 정기 주주 총회에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10명 중 7명이 기존 사외이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 당국에서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이지만, 기존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연임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12일 각 금융지주가 공시한 주주총회 안건 관련 자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자 25명 중 72%인 18명이 현직 사외이사다.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후보자 6명 중 3명이 현직이다. 신한금융지주는 8명의 사외이사를 연임시킬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도 총 8명의 사외이사 중 6명 연임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우리금융지주는 교체 대상 3명 중 1명이 현직 사외이사다.

은행을 주요 계열사로 하는 금융지주들은 확실한 지배 주주가 없는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이라 현직 최고경영자(CEO)가 사외이사들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장기 연임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사외이사들이 CEO의 요청을 거절하고 현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는 일이 드물어 사실상 경영진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사외이사들이) 경영진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잔류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