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0만여 소액주주를 가진 국민주 삼성전자가 올해부터 주주총회 안내 우편물을 발송하지 않는다.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을 이유로 오는 15일 열리는 정기 주총 때부터 주총 참석장, 소집 통지서, 주주 통신문으로 구성된 우편물을 일절 발송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9일 올해부터 주총 안내는 우편물이 아니라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삼성전자 홈페이지의 전자 공고로 대체한다고 밝혔다. 2021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는 소액주주 1인당 7장의 주총 관련 안내 우편물을 보냈다. 작년엔 이를 대폭 줄여 주총 참석장과 간이 안내물만 보냈고, 올해엔 아예 우편물 자체를 보내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자 공시·공고를 통해 종이 약 3500만장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는 30년산 원목 약 3000그루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고, 우편물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주총 우편물이 사라지면 주주가 직접 주총 일정 등을 챙겨봐야 하기 때문에 주총 관련 정보가 소액주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 같은 대체 안내도 받을 수 없다.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전체 주주의 99.99%인 581만3977명으로 우리나라 국민 9명당 1명꼴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과도한 종이 사용으로 인한 환경 문제와 정보 전달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한 것을 감안한 조치”라며 “상법상 발행주식 총수의 1% 미만을 소유한 주주에 대한 소집 통지는 전자 공고로 대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회사는 소액주주들의 연락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개별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주주들은 주총에 직접 참석하지 않더라도 한국예탁결제원 전자 투표 시스템(evote.ksd.or.kr)을 통해 사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주총 당일 온라인 중계도 삼성전자 주주총회 홈페이지(www.samsungagm.com)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