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작년 4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0.4%로 집계됐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 건 2년반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수요 둔화로 수출이 부진하고, 물가 상승과 금리 상승에 의해 소비가 줄어든 여파가 컸다.

26일 한국은행은 작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직전 분기 대비)이 -0.4%로서 코로나 사태 파장이 본격화된 2020년 2분기(-3%) 이후 10분기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00년대 들어 분기 성장률이 지난 4분기보다 낮았던 건 카드사태(2003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4분기), 코로나 사태(2020년 1·2분기) 등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이 가해졌을 때 뿐이었다.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작년 우리 경제는 연간으로는 2.6% 성장했다. 이는 당초 한은의 전망치와 같다. 2021년(4.1%)에 이어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코로나 사태로 연간 성장이 뒷걸음질친 2020년(-0.7%)의 충격에서는 벗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이었던 2019년(2.2% 성장)보다 양호했다.

지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 건 민간소비가 0.4% 감소한 영향이 컸다. 2분기(2.9%)와 3분기(1.7%) 살아났던 민간소비가 다시 위축됐다. 설비투자는 2.3% 늘어나는 데 그쳐 3분기(7.9%) 대비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감소했다. 화물연대 운송 거부도 성장률 하락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그나마 정부소비는 물건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2% 늘어나 3분기(0.1%) 대비 증가 폭이 확대됐다. 바꿔말하면 정부 지출 덕분에 성장률의 마이너스폭이 그나마 줄어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지난해부터 시작된 주요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등으로 지금 전 세계적으로 실물경제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대외의존도가 높은 주요 국가보다는 (4분기) 역성장 폭이 작은 수준”이라고 했다.

추 부총리는 이어 “올해 1분기에는 플러스 성장률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