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모산에서 바라본 강남권 아파트의 모습. /뉴스1

작년 말 기준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부자가 42만4000명으로 추산됐다. 전체 인구의 0.82%지만, 한국은행이 집계한 가계 총금융자산의 58.5%(2883조원)를 보유하고 있고, 평균 42세에 종잣돈 8억2000만원을 만들어 재산을 불린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8%(3만1000명) 늘어났는데, 증시가 호황이었던 2020년(10.9%)보다는 증가 폭이 줄었다.

4일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는 정부 통계와 지난 6~7월 전국의 금융자산 10억 이상 부자 400명을 표본조사해 이 같은 결과를 담은 ‘2022 한국부자보고서’를 발간했다.

부자들의 부동산 선호 현상은 여전했다. 지난해 이 금융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가치는 총 2361조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다. 2020년(18.6% 증가)에 이어 2년 연속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금융자산 10억~100억원 부자들은 작년 말 대비 부동산 자산 가치가 19.2% 증가했다.

부동산은 부자들에게 최고의 자산 증식 수단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주식 등에서 수익을 거둔 부자는 17%에 그쳤고, 거주용 부동산과 거주용 외 부동산에서 투자 수익을 낸 부자는 각각 42.5%와 34%나 됐다.

코로나 확산 이후 저금리를 활용해 대출을 늘린 일반 가계와 달리 부자들은 적극적으로 빚을 갚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이 있는 부자 비율은 2019년 56.5%에서 2021년 43.8%로 낮아졌다. ‘부채도 자산’이라는 통념과 달리 부자의 61.8%는 “부채는 자산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올 들어 부자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현금 비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보다 유동성 금융자산과 예·적금 비율을 각각 1.6%포인트, 1.4%포인트 늘렸다.

부자들은 향후 1년 이내 단기 투자처로 예·적금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향후 3년간 중·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보는 투자처는 역시 부동산이었다.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처 1위는 거주용 외 주택(43%)이었고, 다음으로 거주용 부동산(39.5%), 빌딩·상가(38%), 토지·임야(35.8%), 주식(31%) 순이었다. 금·보석이나 채권 투자에 대한 기대도 전년 대비 11.8%포인트, 8.3%포인트씩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