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을 만드는 스타트업 위미트의 주요 상품 중 하나는 닭고기 없이 버섯으로 만든 프라이드치킨이다. 진짜 닭고기로 만든 치킨보다 지방이 적고, 콜레스테롤은 없다. 대신 더 많은 단백질과 진짜 치킨에는 없는 식이 섬유 등을 섭취할 수 있다.

위미트 안현석(36) 대표는 2018년 채식을 시작하면서 대체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고, 플라스틱 제품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채식을 시작했다. 축산업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채식도 개인 차원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할 수 있는 생활 속 작은 실천 중 하나”라며 “대체육을 만들면 더 많은 사람이 채식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기존에 콩에서 나온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들은 콩 특유의 향이나 고기와는 다른 식감 때문에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만드는 과정에서 화학 첨가물도 많이 들어가서 건강식이라고 추천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안 대표는 2020년 여름부터 버섯으로 만드는 대체 닭고기 개발을 시작했다. 서울대 생명공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경력을 살린 것이다. 버섯에서 얻은 식물성 단백질을 통해서 고기와 유사한 근육 섬유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해 4월 창업하면서 비건(vegan·채식) 식당을 운영하던 셰프도 영입해 맛있는 대체육 개발에 착수했다. 위미트가 대체육을 공급하는 식당은 지난 1월 13곳에서 6월에는 53곳으로 늘었다.

24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개최한 스타트업 행사 ‘디데이x디캠프 올스타전’에서는 위미트를 포함해 스타트업 10곳이 자신들의 사업을 소개할 기회를 얻었다. 총 297곳의 국내외 스타트업이 지원했는데, 이 중 10곳이 선정된 것이다. 이 스타트업들은 디캠프의 투자·지원을 받거나 은행과 협력을 추진할 기회를 얻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24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행사 '디데이×디캠프 올스타전'에 참여한 스타트업 대표들. 앞줄 왼쪽부터 이노배트 일리야 멜쿠모프 대표, 위미트 안현석 대표, 브이아이코리아 신윤정 대표, 사업노트 곽효재 대표, 무니스 권서현 대표. 뒷줄은 이날 행사를 준비한 디캠프 직원들. /박상훈 기자

◇여행자 위한 부가가치세 환급 서비스도

해외 여행자들을 위한 부가가치세 환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노배트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소냐 바라노바 대표와 러시아 출신인 이고르 티토프, 일리야 멜쿠모프(26) 대표가 함께 만든 스타트업이다. 멜쿠모프 대표는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으려고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비행기를 놓칠 뻔한 경험이 있다”며 “오래 기다려서 서류를 작성해야만 환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액의 부가가치세 환급은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래서 이들은 앱을 통해 서비스에 가입한 뒤 쇼핑 영수증만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멜쿠모프 대표는 “은행과 협력을 통해서 환전·입금 등의 번거로움 없이 바로 부가가치세가 원화로 계좌에 입금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런던에 본사가 있는 이노배트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전진기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멜쿠모프 대표는 “K팝 인기 때문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많고, 코로나 사태에 따른 방역 조치가 해제되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유럽 국가 중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에 여행 갔을 때 이노배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내년 상반기까지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디지털 수면 설루션 ‘미라클나잇’ 운영사 무니스의 권서현 대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경영 관리 플랫폼 사업노트의 곽효재 대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박스 패키지를 디자인·제작할 수 있는 설루션 ‘케이즈’를 운영하는 브이아이코리아의 신윤정 대표가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금융위원장 “스타트업이 경제 성장·고용 창출의 중심”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스타트업은 우리 경제 성장 잠재력 확충과 고용 창출의 중심”이라며 “투자 혹한기에도 기술력과 혁신성을 가진 기업이 창업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는 5년간 15조원 규모의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산업은행·기업은행 등 정책금융 기관이 성장성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는 6조3000억원 규모의 프로그램도 신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