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의 한 은행에 담보대출 금리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주택을 구입한 부동산 영끌족을 향해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무조건 버텨야 한다.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5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고금리 시대에 늘어난 이자 부담으로 집을 팔려고 하지만, 그마저도 안 팔리는 상황에 처한 영끌족을 향해 “지금은 부동산을 갈아타기가 되게 힘들다. 여기서 갈아탈 비용을 낼 바에는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른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소비를 줄이거나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등의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 교수는 서울의 노원·도봉·강북구 중심으로 부동산이 억대로 떨어지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아예 팔리지 않는다. 팔리면 급매가 팔린다”고 했다. 잠실 지역 역시 “한 달에 1억씩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타났다”고 했다.

김 교수는 다만 “정부가 함부로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완화하거나 면세 혜택을 주는 등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사람들이 정부를 안 믿는다”며 “외국은 정책을 많이 바꾸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문재인 정부가 잘못된 거였어도 2~3년은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 그다음에 상황을 보고 개입하는 게 맞다”며 “지금 정부에서 규제 완화 이야기가 나오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들은 내년 하반기 이후에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미국이 내년 중반쯤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멈출 것 같다”며 “그리고 정체로 쭉 갈 것 같은데, 그러면 내년에는 물건이 엄청 많이 나올 거다. 쇼핑할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이어 “매수자들은 내년 하반기나 그다음을 보는 게 낫다”고 했다. 매도자들을 향해서는 “무조건 버텨야 한다. 어쩔 수가 없다”고 재차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