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25일 자금시장 경색을 뚫기 위해 20조원 규모로 조성할 예정인 채권시장안정펀드(이하 채안펀드)를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금융의 날’ 기념식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채안펀드의 총량을 20조원으로 이야기했는데, 부족하면 늘릴 수도 있다”며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채안펀드를 운용하는 전문가들이 시장 상황을 보며 필요한 만큼 바로 조치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시중 자금난 해소를 위해 ‘50조원+α’ 규모의 유동자금 공급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였으며, 24일부터 곧바로 채안펀드 내 여유 자금을 가동해 채권 매입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하루 만에 효과를 볼 수 없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레고랜드 사태와 중국 증시 불안 등을 제외하더라도 (금융시장을 둘러싼) 위험은 도처에 정말 많기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IMF 아태국장과 면담 - 추경호(왼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태국장과 아시아 경제 전반 상황과 정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열린‘KTB(Korea Treasury Bond)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재정 여력을 고려해 국고채 발행량을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이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KTB(Korea Treasury Bond) 콘퍼런스에서 “올해 남은 기간 중 국고채 발행량을 당초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국고채 발행이 감소하면 회사채를 비롯한 민간 발행 채권으로 시중 자금이 분산돼 채권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추 부총리는 “올해 글로벌 채권시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역사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시장 불안에 대응할 여력을 충분히 확보해 유관 기관과 정책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국채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률이 크게 오르며 채권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24일(현지 시각)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4.231%로 마감해 2008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언론들은 재무부가 국채를 사들여 유동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는 ‘바이백’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 연차 총회 연설을 통해 “미국에서 금융 안정에 대한 위험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라며 “국제적 상황으로 시장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금융 부문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