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신용카드는 다른 은행 카드와 달리 특수한 기능이 있습니다. 항균 기능입니다. 바이러스나 세균을 막아준다는 필름이 양면에 부착돼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20년부터 도입됐습니다. 그동안 발급된 항균카드가 239만2000장이나 됩니다. 항균 필름 가격이 더해지니 일반 카드보다 비용이 더 듭니다.

19일 기업은행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항균카드 발급을 위해 추가로 들어간 비용은 약 6억원입니다. 일반 카드보다 1장당 평균 250원이 더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기업은행 카드 고객이 늘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항균카드를 발급하려면 연간 4억5000만원 정도가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매년 수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을 할 때는 정말 효과가 있는지 검증해야 합니다. 그런데 기업은행은 발급되기 전 항균카드에 대해서만 효과가 있는지 확인했다고 합니다. 발급 이후 사용 과정에서 사람들의 손을 탄 뒤에도 항균 효과가 지속되는지는 점검해보지 않았다는 것이죠. 강민국 의원은 “다른 2곳의 은행도 항균카드 도입을 검토했지만 ‘항균 효과 지속성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했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기업은행은 항균카드를 출시하면서 ‘윤종원 행장의 아이디어’라는 점을 강조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더더욱 항균 효과가 있는지, 오래 지속되는지 등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고 홍보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거리 두기가 해제되긴 했지만, 올겨울 대유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니까요.

기업은행 관계자는 “결제할 때 점원 등에게 카드를 넘겨줘도 항균 기능이 있으니 안심이 된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항균 효과가 있는지 제대로 검증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은행권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은행의 항균카드, 조금 엉뚱해 보이지만 효과가 있다면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인 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