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속 인상으로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9월 은행권 정기 예금이 역대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사진은 1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정기 예탁금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요즘 자고 일어나면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렸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지난 7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를 올리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1년 정기 예금 금리가 모두 연 4%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에 은행권 4%대 정기 예금 금리 시대가 부활한 것이다. 일부 저축은행은 연 5%대 예금도 선보이고 있다.

다시 맞이한 고금리 시대라고 하더라도 투자자별로 얻어낼 수 있는 이자는 다를 수 있다. 예·적금 가입 시기와 방법, 보유한 예금을 그대로 가져갈지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지 등을 놓고 셈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같은 돈으로 이자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네 가지 요령을 정리해봤다.

①만기는 짧게 가져가라

통상 예금은 납입 기간이 길수록 이자율이 높다. 하지만 상당 기간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돈을 오래 묶어두지 않는 게 좋다. 예금 만기를 단기로 짧게 끊어 추가 금리 인상 혜택을 놓치지 않는 게 유리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기 예금 금리가 만기 1년짜리가 2·3년짜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이 벌어졌다는 걸 유념할 필요가 있다.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인해 지금 같은 금리 인상 기조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은행들이 장기 금리를 단기 금리만큼 올리지 않은 탓이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1년 만기 금리(4.52%)가 2·3년 만기 시(4.25%)보다 0.27%포인트나 높다. 짧게 끊어 치듯 단기 예금에 눈을 돌려야 하는 시점이다.

②목돈은 나눠서 예치하라

그렇다고 여윳돈을 한꺼번에 1년짜리 최고 금리 정기 예금에 넣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앞으로 당분간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연 3%로 올린 한은은 최종 금리를 연 3.5%로 제시하며 다음 달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럴 땐 목돈을 여러 개로 쪼개 짧은 만기 상품에 나눠 예치하는 게 좋다.

예컨대 3개월·6개월·9개월·12개월 만기 상품에 골고루 넣어두면, 만기가 돌아왔을 때 가장 높은 금리의 예금에 재예치하는 방식으로 추가 금리 인상 혜택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이자 및 배당 등으로 얻은 금융 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절세’를 위해서라도 예금 만기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다만 만기 시마다 최고 금리 예금을 찾는 수고를 덜고 싶다면 저축은행의 회전식 예금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회전주기(3개월, 6개월, 9개월 등)를 선택해 놓으면, 각 주기를 지날 때마다 인상된 금리가 자동으로 적용된다. 원금과 이자를 재예치하는 복리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③가입 3개월 미만 예금은 갈아타기 고려하라

금리 오르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가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예금은 해지하고 더 높은 금리의 다른 상품으로 바꾸는 게 유리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입 후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예금은 중도 해지한 다음 더 높은 금리의 신규로 갈아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고 했다. 1년 정기 예금 금리가 지난 7월과 비교해 1%포인트 이상 올랐기 때문에, 중도 해지로 이자를 거의 받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이득이라는 것이다.

반면 만기까지 3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면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정기 예금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엔 기본 금리의 40~80%에 해당하는 이자만 받을 수 있어 금리 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이상 갈아타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만기가 임박한 경우엔 예금담보대출을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기존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아 새로운 고금리 특판에 가입한 뒤, 1~2개월 후 기존 예금 만기가 됐을 때 그 돈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다. 통상 은행들은 예금 금리에 1.25%포인트를 추가해 예금담보대출 금리를 적용하는데, 1년 전에 비해 예금 금리가 그 이상 오른 상황이라 몇 달 대출 이자를 내더라도 차익을 얻을 수 있다.

④상호 금융 금리까지 수시로 ‘손품’ 팔아라

은행권 정기 예금 금리가 연 4% 중반대가 됐지만, 새마을금고나 신협, 수협, 단위농협과 같은 상호금융권에선 그보다 높은 고금리 특판이 자주 나온다. 이런 특판들은 판매 당일에 한도 소진으로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보가 중요하다. 지난 14일 영광군수협의 연 5.5% 비대면 정기 예금(1년)은 판매 14시간 만에 300억원 한도가 동이 났다. 블로그나 재테크 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되는 특판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손품’을 팔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