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 채소 판매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를 확실하게 잡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11일 “20대 추석 성수품 평균 가격을 1년 전 추석 가격 수준에 최대한 근접하는 것을 목표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농협이 비축한 물량 등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총 23만t의 성수품을 시장에 풀어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20대 추석 성수품은 농산물 7개(배추, 무, 사과, 배, 양파, 마늘, 감자), 축산물 4개(한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임산물 3개(밤, 대추, 잣), 수산물 6개(명태, 고등어, 갈치, 오징어, 조기, 마른 멸치) 등이다.

정부는 이날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고물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명절 기간 장보기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로 추석 성수품을 공급하고 할인 쿠폰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대형마트 할인 쿠폰 행사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할인대전’ 행사에는 650억원을 투입한다. 지난 추석보다 80%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대 추석 성수품이 대상이고, 예산이 소진되면 중단된다.

먼저 하나로마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메가마트 등 14개 마트에서 배추와 돼지고기 등을 20% 할인해서 판매하면 정부가 행사 기간 1인당 2만원 한도로 마트에 할인액을 지원한다. 업체 1곳당 2만원 한도라, 14개 업체에서 성수품을 구매하면 28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물가 점검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삼겹살을 살펴보며 한 시민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8.11 대통령실

전통시장의 경우 할인 한도가 농축산물은 3만원, 수산물은 4만원이다. 제로페이 농축산물 할인 가맹점인 전통시장 588곳의 경우 행사 기간 3만원 한도로 30%까지 할인된다. 7만원을 주고 10만원어치 농축산물을 살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선(先)할인’ 모바일 상품권은 1인당 한 번만 구입할 수 있다.

수산물의 경우 제로페이 수산물상품권 가맹점인 전국 1만3000개 점포에서 모바일 상품권 방식으로 4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할인 쿠폰 지원과 별개로 마트들이 자체 추가 할인을 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초·중·고 급식 단가 9% 인상

정부는 또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9월 1일부터 30일까지 종이 상품권 1인당 구매 한도를 50만원에서 70만원, 모바일 상품권 구매 한도는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늘렸다. 충전식 카드형 상품권도 처음 도입했다. 구매 한도는 100만원이다.

추석을 앞두고 자금이 빠듯한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해서는 42조6000억원의 명절 자금을 대출과 보증 형태로 공급한다. 지난해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대출 규모는 한국은행(238억원), 국책은행(5조6000억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1조원), 시중은행(31조3250억원) 등 모두 38조1635억원이며, 보증 규모는 4조4000억원이다.

정부는 또 오는 2학기 초·중·고 급식 단가를 1학기 대비 약 9% 인상하기로 했다. 식품 물가가 치솟는데 급식비가 그대로 유지되면 급식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 1명당 평균 급식비는 3375원에서 3677원으로 약 300원 오른다.

한편, 정부는 올해 추석 연휴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 확산 상황을 고려해 방역 당국과 협의를 거쳐 8월 말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대체 휴일(9월 12일)을 제외하고 9월 9~11일 사흘간 통행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확정될 경우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통행료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회의실에서 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