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오는 5일 발표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7~8월 상승률은 7%에 육박하거나 넘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5.4%)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5%대에 진입한 데 이어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통이 더 커지는 것이다. 6%대 물가 상승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처음 겪게 된다.

국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국내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 인상 후폭풍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8월 물가 상승률은 이른 추석(9월 10일) 여파로 과일 등 성수품 수요까지 가중되면서 급격하게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물가 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6월 6%대 물가를 예상하고 있고, 한은은 내부적으로 7월 물가가 최소 6%대 후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고공 행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3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저렴한 상품이 나오자 카트를 뒤로한 채 상품을 고르고 있다. /뉴스1

물가 상승세는 여름을 넘어 하반기에도 쉽게 잡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 현물은 지난달 30일 배럴당 113.4달러에 거래돼 1년 전의 1.6배 수준으로 뛰었다. 국제 곡물가도 오름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식용)는 2분기보다 13.4%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달 제분용 밀 수입 단가는 1톤당 453달러로 1년 전보다 42% 올랐다. 식용 옥수수는 1톤당 412달러로 36% 올랐다. 사료용 곡물 가격도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을 넘는 등 수입 물가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도 물가가 급격하게 뛰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불길이 커지는 것도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 지수 상승률은 8.6%에 달해 한 달 만에 1997년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고를 또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