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가 3.52% 하락한 2504.51로 마감하면서 2500선에 턱걸이했다. 2020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 지수는 4.72% 내린 828.77로 추락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주가는 2.66% 하락해 6만2100원까지 떨어졌다.

미국발(發) 인플레이션 쇼크가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8.6%로 발표된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주식과 채권 가격이 급락한 데 이어, 주말을 지난 13일 한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금융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일본 닛케이(-3.01%), 홍콩 항셍(-3.39%), 대만 가권(-2.36%)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오후 10시 35분 기준 독일 DAX(-2.03%), 프랑스 CAC40(-2.27%) 등 유럽 주요국 증시는 2% 넘게 떨어졌고, 미국 뉴욕 증시도 다우(-1.77%)와 나스닥(-2.47%)이 2% 안팎의 하락세로 출발했다.

기준금리에 직접 영향을 받는 채권시장은 증시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 10일(현지 시각) 미국의 대표적 단기금리인 2년물 국채금리가 하루 만에 0.26%포인트 급등한 3.07%까지 치솟았고, 13일 우리나라 3년물 국채금리도 0.239%포인트 오른 3.514%에 도달했다. 10년 만의 기록적인 상승(채권가격 하락)이다.

가상화폐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미국 가상화폐 정보업체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작년 11월 3조달러에 육박했던 전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이 13일 장중 1조달러 밑으로 하락, 3분의 1토막이 됐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만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장중 20원 폭등한 1288.90원까지 치솟았지만,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긴급 구두(口頭) 개입에 나서면서 15.1원 오른 1284.0원에 마감했다. 엔화도 크게 약세를 보여, 이날 달러당 엔화 환율은 135엔대까지 올라 엔화 가치는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물가 상승이 급격해 경제가 비상한 상황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