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물가를 잡기 위해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연 2.5%까지 올릴 수 있다고 시사함에 따라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내에 8%대를 뚫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대출 고정형 금리는 연 4.16~6.39%다. 시중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이미 금리 상단이 6%를 넘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올 들어 약 5개월간 금리 상단이 1.412%포인트 높아졌다.

여기에 연말 기준금리가 2.5%로 지금보다 0.75%포인트 더 오를 경우 주택대출 금리 상단도 7%를 넘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통상 기준금리 상승폭보다 대출 금리를 더 올리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 주택대출 금리 상단이 8%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맞아 대출받은 사람들의 부담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한은 분석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 이자 부담은 3조2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도 16만1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연말 기준금리가 연 2.5%로 올라갈 경우, 한은이 코로나19 이후 처음 금리를 올린 작년 8월부터 1년 5개월 사이 기준금리 2.00%포인트(0.50%→2.50%) 인상에 따른 1인당 이자 부담액은 약 13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가계에 늘어나는 이자만 26조9912억원이 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급격한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다면, 현 시점에는 변동형 주택대출보다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