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국무조정실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한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은 국무총리를 보좌하며 행정부를 감독하는 중책입니다.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냈고, 2020년부터 국책은행의 하나인 IBK기업은행의 행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정부가 바뀌면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다, 다른 자리도 아니고 직전 정부 청와대 수석을 지낸 인물이라 더 화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새 정부 내각 인사에 통합과 화합의 정신을 담으려는 시도라는 하마평이 돕니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한덕수 총리와의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총리가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시절이던 2005~2006년 윤 행장이 핵심 과장인 종합정책과장을 맡았던 것을 거론하는 관료 출신이 많습니다. 윤 행장은 “우수한 경제 관료”라는 평을 들어왔습니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6명 가운데 절반인 3명이 경제부총리에 올랐을 정도로 국무조정실장은 중요한 자리입니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연합회 정기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하지만, 일부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면서 ‘마차가 말을 끈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소득 주도 성장 정책과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 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괄했던 인물이라는 겁니다. 한 전직 고위 관료는 “소득주도성장을 주장했는데,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물로 적합한지 의문이 든다”고 하더군요. 일각에서는 “연예인이 음주운전을 해도 1년은 자숙하는데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 관여한 사람이 곧바로 새 정부에서 일해도 되느냐”는 말도 나옵니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가까운 관료들은 “인사는 정말 모를 일”이라고들 합니다. 성장과 고용 악화로 1년 만에 경제수석에서 물러났는데 새 정부에서 장관에 기용한다니 묘하다는 겁니다. 오히려 그런 문책성 교체가 전화위복이 됐다는 말도 있습니다. 윤 행장과 가까운 관료들은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만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래저래 뒷말이 무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