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유일하게 40%를 넘었던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OECD에서 가장 높다. 노인 빈곤율이란 65세 이상 중 소득이 중위소득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인구의 비율이다.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세금 등 제외) 기준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 빈곤율)은 2020년 38.9%로, 1년 전(41.4%)보다 2.5%포인트 감소했다.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은 통계청이 가계금융복지조사를 실시한 2011년 이래 처음이다. 노인 빈곤율은 2011년 46.5%에서 2016년 43.6%, 2019년 41.1%로 감소하는 추세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인 13.5%(2019년 기준)를 크게 웃돈다. 미국(23%)과 일본(20%)의 노인 빈곤율은 20%대이고, 프랑스(4.4%)·독일(9.1%) 등 유럽 국가는 10%를 밑돈다.

노인 빈곤율 하락은 2014년 7월 도입된 기초연금의 효과로 분석된다. 2016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기초연금 지급 시 노인 상대 빈곤율이 5.6%포인트가량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은 월 최대 20만원까지 지급되다가, 지난해 월 최대 3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2.5%)을 반영해 작년보다 오른 30만750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유력 후보들은 모두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올해 기초연금의 기준연금액이 전년보다 7500원 많은 30만750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1월 20일 오후 서울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 상담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세금 일자리 정책으로 고령층 일자리가 늘어난 것도 노인 빈곤율 하락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는 60세 이상 고용률이 39.5%였는데, 2020년에는 42.4%로 상승했다. 2020년 이후 지급된 각종 코로나 지원금도 노인 빈곤율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