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서구 한 대형예식장의 모습. /조선일보DB

우리나라 30대 남성의 미혼자 비중이 사상 처음 50%를 돌파했다. 여성 30대도 3명 중 1명은 미혼자였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30대 남성 미혼자는 173만8000명으로 전체 30대 남성의 50.8%에 달했다. 30대 여성 미혼자는 107만7000명으로 미혼율은 33.6%였다. 5년 전 2015년 조사 때와 비교해보면 남성의 미혼율은 6.6%포인트, 여성은 5.5%포인트 늘었다.

30대 미혼율이 치솟는 것은 결혼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인식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MZ세대라 불리는 청년층은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본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취업포털 사람인이 MZ세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고 답했고, 80.9%는 “향후 자녀 출산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주택난, 취업난이 심화되며 결혼을 늦추거나 아예 하지 못하는 인구가 늘어난 탓도 큰 것으로 보인다.

30대 미혼율이 50%를 넘어선 것에 대해 일각에선 “30년 전 유행한 태아성감별의 후유증”이라는 지적도 있다. 남성의 결혼 시점이 여성보다 늦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30대 남성 미혼자(173만8000명)가 여성 미혼자(107만7000명)보다 70만명이 많은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통계청이 판단하는 출생성비 정상범위는 103~107명(여아100명당 남아 수) 수준인데, 1990년엔 116.5를 기록할 정도로 높았다. 태아 성감별을 한 후 여아일 경우 낙태를 하는 행위가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했던 탓이다.

교육정도별 미혼율을 보면 여성은 학력이 높을수록 미혼율이 높았다. 대학원 졸업 여성의 경우 22.1%가 미혼으로 2~3년제 대학교 졸업자(16.5%)나 4년제 이상 졸업자(20%)보다 높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 2~3년제 대학교 졸업자의 미혼율이 27.3%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는 312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 중 15%를 차지했다. 개를 키우는 가구는 242만3000가구(11.6%),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는 71만7000가구(3.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