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은 전북대 회계학과 학사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생활을 오래 했다. 금융권 경력은 2019년부터 2년여간 유암코 상임감사를 지낸 것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3일 투자업계에서는 “아무리 유능한 직원을 둔다 하더라도 본인이 투자 업무 내용을 이해라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말이 나왔다.

조국(왼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황현선 전 행정관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A자산운용사 투자책임자(CIO)는 “운용 책임자는 보통 15년 이상에서 20년까지 투자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다. 작은 운용사라도 10년은 자산 운용 등의 경험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B운용사 관계자는 “전체 매매 종목 조율 등 전반적인 운용 방향을 정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경력 없이는 투자운용본부장을 못 한다”며 “직원들보다 더 많이 알고 베테랑이어야 일이 굴러간다”고 했다.

이런 무경력, 무자격 인사가 가능했던 것은 한국성장금융의 기관 특성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한국성장금융은 산업은행·예탁결제원 등 금융 분야 공공기관이 출자해 만들었지만 공식적으로는 공공기관이 아닌 투자사여서 어떠한 견제와 감시도 받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영진과 사외이사 대부분이 정권의 입김이 센 금융 공공기관 출신이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금융과 미래 산업, 글로벌 흐름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비전문가를 앉히는 것은 주인 있는 회사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암코 감사로 꽂았을 때도 낙하산 논란이 일었는데 이번에 또 다른 보직을 주다니 정치권의 ‘내 사람 챙기기’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했다.

일부에서는 정치권 유력인사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증권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성장금융 측은 “투자운용2본부장으로 보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성기홍 대표는 “오는 16일 열릴 주총에서 이사 선임 여부 등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투자운용본부장이 아니라 경영 관련 다른 보직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