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촉발한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되고 있어 돈 둘 곳이 없다는 이들이 많다. 은행 예금을 뒤져봐도 연 1%짜리 찾기가 어려운 시대다. 그런데 최근 저축은행들이 연 2% 넘는 금리를 주는 특판(특별판매) 예·적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우선 웰컴저축은행이 지난 2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2.3% 수준으로 올렸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이날 자사 디지털 플랫폼 ‘뱅뱅뱅’ 1주년을 맞아 정기예금 금리를 종전 최대 연 1.70%에서 연 2.21%(1년 만기 기준)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JT친애저축은행은 최고 금리가 연 2.05%(1년 만기 기준)인 비대면 정기예금 특별판매를 시작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금리 연 2.25%인 비대면 정기예금 상품을 지난 6일 출시했다. 지난 5월 기준 시중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연 0.82%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금리가 높다. 저축은행 예금은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저축은행들이 앞다퉈 예금 고객 확보에 나서는 이유가 뭘까. 업계에선 올 하반기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수신(예금) 규모를 늘리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고 분석한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시중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조이고, 지난 7일부턴 법정 최고금리도 20%로 인하돼 1금융권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된 중신용자들이 대거 2금융권에 몰릴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대비해 저축은행들이 일찌감치 ‘실탄’ 확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올해부턴 저축은행 예대율(예금 대 대출 비율)이 100%로 강화돼 은행이 가진 돈보다 더 많이 대출을 할 수 없다. 대출을 많이 하기 위해선 일단 예금을 유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반기에 크래프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등 대형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저축은행 예금이 대거 빠져나갈 우려에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금리가 워낙 낮다 보니 ‘금리 노마드족’은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축은행의 예금 잔액은 83조712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조5587억원 늘었다. 2020년 증가폭(8조 4770억원)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저축은행이 정기예금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자 시중은행은 비교적 금액이 작은 적금으로 ‘금리 싸움'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등 사용 실적에 따라 최고 연 7% 금리를 주는 ‘우리 Magic적금 by 롯데카드’를, 신한은행은 ‘신한 더모아 카드’를 발급받은 신규 고객이 적금 기간 동안 60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최고 연 7% 금리를 주는 ‘신한 더모아 적금’을 지난달 21일 내놨다. 실적 조건이나 마케팅 정보 제공에 동의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붙는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