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 협상에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판매량 685만대로 글로벌 3위에 올랐고, 현대차는 영업이익률이 6.9%에 달했다. 임금이나 성과급도 이런 실적에 비례해 올려 받겠다는 게 노조 입장이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전기차 전환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한때 호실적을 두고 보너스 잔치를 벌인다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31일 현대차 노조는 노조 소식지를 통해 사측에 전달한 임단협 요구안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가장 핵심인 임금·성과급과 관련해 노조는 성과급으로 회사 순이익의 30%, 상여금 900%, 기본급 7~8% 인상 등을 요구했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은 7조9836억원이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30%에 해당하는 2조4000억원 안팎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전체 직원 수(약 7만명)를 감안하면 1인당 약 3400만원 돌아가게 된다. 노조는 작년에도 성과급으로 회사 순이익의 30%(약 1조7000억원)를 요구하는 등 수년간 같은 주장을 해왔다. 하지만 작년에는 최종적으로 월 통상 임금의 ‘300%+550만원’을 받는 것으로 노사 합의가 이뤄졌다.

노조는 또 보너스 개념인 상여금도 현재 월 기본급의 750%에서 900%까지 높이고, 여름 휴가비도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기본급 상승 폭은 월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수준을 제시했다. 작년에도 노조는 16만원 안팎의 인상을 요구했고 월 10만8000원 인상으로 합의됐다. 노조는 또 현재 만 60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 해인 만 64세까지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해 현대차의 임금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노조는 요구안 쟁취를 위해 파업 등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