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지난해 말‘전기차 전략’을 발표하는 모습. 전 세계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전동화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도요타는 전기차 투자에도 본격 나서 2030년 전기차 35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한국토요타 제공

도요타는 “전기차가 늦었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전동화 모델을 가장 많이 팔고 있는 도요타 입장에선 다소 억울한 말이다. 도요타는 전세계에서 총 58종의 전동화 모델(순수전기차 6종, 수소전기차 2종,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4종, 하이브리드차 46종)을 판매중으로 전세계 어느 브랜드보다 많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의 양산형 하이브리드차인 프리우스, 2014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를 출시하면서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선보여왔다. 작년 3월까지 전세계에 2000만대 이상의 전동화 모델을 팔았는데, 이는 2000만대의 내연기관차를 팔았을 때보다 약 1억 430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것과 같다.

도요타는 전기차만이 탄소중립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계에는 신재생 에너지가 아닌 화력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지역이 아직 많기 때문이다. 또 인프라 부족으로 약 10억 명 이상의 사람들은 충분한 전력 공급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있다. 약 200여 개 국가·지역에서 차를 판매하는 도요타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행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더라도 전기 생산, 원재료 조달·가공, 차량 폐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면 실질적인 탄소중립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물론 전기차도 준비하고 있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총 30종의 순수전기차 모델을 도입하고, 연간 35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렉서스는 2035년 100% 전기차만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시장에선 2006년 국내 첫 하이브리드 모델 렉서스 RX 400h를 선보인 뒤, 지난 9월까지 15만1486대의 전동화 모델을 판매했다. 이에 따라 한국토요타는 환경부 온실가스 관리기준을 8년 연속(2012년~2019년) 초과 달성하고 있다.

도요타가 국내에서 판매중인 모델의 96%는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 모델이다. 세단(캠리, 아발론)과 SUV(RAV4), 미니밴(시에나)까지 전동화 모델로 제공된다.

렉서스는 거의 전량(98%) 전동화 모델만 팔리고 있다. 대표 하이브리드 ES 300h는 컨슈머인사이트 소비자 평가에서 3년 연속 ‘올해의 차’로 선정되고, 9년 연속(2013~2021년) 수입차 하이브리드 부문 베스트셀링카로 꼽혔다.

내년엔 렉서스 전기차 ‘RZ 450e’를 국내 출시한다. ‘RZ 450e’는 승차감과 정숙성이라는 기존 렉서스의 강점을 계승한 모델로,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TNGA가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