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전자상거래)’ 바람이 자동차 업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트렌드가 가속화되면서, 소비자가 물건을 살 때 이것저것 많이 따져보는 ‘고관여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자동차는 무조건 직접 보고 산야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엔 클릭 몇 번으로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 이커머스 확산이 뚜렷하다.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기업 케이카는 2016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살 수 있는‘내차사기 홈서비스’를 도입하며 자동차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케이카 광고모델 유재석이 내차사기 홈서비스 모바일 화면을 보여주는 모습. /케이카 제공

국내 최대 직영중고차 기업 K Car(케이카)는 지난 2016년 업계 최초로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선보여 자동차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내차사기 홈서비스’는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허위 매물과 구매자와 판매자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며 주목 받았다. 케이카는 ‘자동차 구매는 아직 오프라인’이라는 인식과 ‘온라인으로 비싼 자동차를 사는 건 불안하다’는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케이카가 중고차를 직매입해 직접 판매하는 직영 시스템을 기반으로 허위매물의 염려를 없앴고, 가격정찰제도 운영하고 있다. 또 업계 처음 구매 후 3일간 차량을 타보고 최종 결정할 수 있는 ‘3일 책임환불제’를 도입했다. 온라인에서 차량 상태를 샅샅이 살펴 볼 수 있는 ‘3D 라이브뷰’를 도입했고, 24시간 온라인 즉시 대출 심사와 승인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할부+카드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을 결합한 ‘맞춤형 즉시결제’까지 선보이며 온라인 구매 편의성을 높였다.

케이카의 내차사기 홈서비스는 첫 도입 5년만에 케이카 전체 판매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케이카에서 중고차를 사는 소비자 10명 중 4.3명은 온라인으로 산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케이카 전체 판매에서 9.3%를 차지하던 홈서비스 비중은 2017년 18.6%, 2018년 24.8%, 2019년 28.2%, 2020년 35%로 커졌고, 올 상반기 비중은 43.1%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케이카 회사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33% 늘었다.

중고차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자 엔카닷컴 등도 자사 인증중고차에 대해 온라인 구매∙배송을 실시하는 등 온라인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케이카의 내차사기 홈서비스는 중고차 이커머스 시장 80%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온라인 중고차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미국 최대 온라인 중고차 판매사이자 ‘중고차 시장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카바나(Carvana)’는 지난해 판매 실적이 전년에 비해 37%나 늘었다. 주가도 코로나 이전 대비 3배 이상 치솟았다.

글로벌 제조사들도 온라인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는 완성차 업체 중 온라인 판매에서 가장 앞서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부터 차량을 100% 온라인으로만 판매중이다.

볼보는 지난 3월, 2030년까지 완전 전기차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밝히면서 온라인 판매로의 대대적인 전환도 선언했다. 2025년까지 온라인 판매 비중을 8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 하반기, 국내에서 전기차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차 견적부터 최종 계약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플랫폼 도입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신규 모델의 온라인 판매 비중을 25%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완성차업체들이 온라인 판매를 일부 시도하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5월부터 ‘쉐보레 온라인 샵’을 열고 카마로SS를 판매하고 있다. BMW코리아는 지난 6월 ‘BMW 샵 온라인'에서 온라인 한정 에디션 11종을 판매했다. 쌍용차와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11번가를 통해 일부 차량 상담 신청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