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진열하는 미국 월마트 직원들. /연합뉴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만에 4%대로 내려왔다.

10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9% 올랐다. 전달인 3월(5%)보다 소폭 둔화했고, 월가 전망치(5%)보다도 낮다. 또 이는 2021년 4월(4.2%)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 9.1%로 정점을 찍은 후 11개월째 둔화하고 있다.

다만 전달 대비 상승률로 보면 0.4% 올라 3월의 0.1%보다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또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5.5% 올라 3월의 5.6%보다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참고하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 연준은 지난 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결정으로 기준금리를 연 5~5.25%로 올렸지만, 앞으로 금리를 더는 올리지 않고 당분간 동결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이 적정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런데 4월 소비자물가가 4%대로 둔화되면서 연준이 추가로 금리 인상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힘이 실렸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예측하는 모델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을 보면, 이날 소비자물가 상승률 발표 직후에 6월 금리 동결 전망 확률이 90.4%까지 올랐다. 하루 전만 해도 6월 동결 전망은 78.8% 정도였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목표(2%)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이 최고 수준을 찍고 식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