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생각이 잡혀있는데, 이 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올해 1∼2월 집값이 떨어지는 속도가 완화돼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작년 한 해 집값이 평균 19∼20%나 너무 빨리 하락해 금융 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걱정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집값 하락 속도가 지난해보다 낮아져 부동산 시장 경착륙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부실 위험 등이 완화됐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부동산 대마불사(大馬不死),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데,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이 추세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자율 등을 생각할 때 젊은이들이 자기 능력에 맞게 고민하고 더 신중하게 자산을 운용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다.

이 총재는 또 “지금 상황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올해 말까지 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물가 안정 목표치인)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달 23일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면서 작년 4월 이후 7연속 올렸던 금리 인상을 멈췄다. 이를 두고 한은이 불안한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이날 이 총재는 다시 한번 ‘물가 우선’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를 정말 걱정했으면 금리를 내리는 것을 생각할 텐데 지금은 (금리를) 올리느냐 멈추느냐에 있다”며 “경기보다는 물가를 우선으로 하고 금융 안정을 더 고려했다”고 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이후 4.5% 이하로 내려가고, 연말에는 3% 초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