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이 태광산업에 독립적인 감사위원을 새로 선임하고, 배당 성향을 올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태광산업이 계열사인 흥국생명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반대해 무산시킨데 이어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양새다.

9일 트러스톤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서한을 태광산업에 보냈다. 트러스톤 측은 주주서한에서 “태광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7일 현재 0.17배로 상장사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며 “보유중인 현금성자산과 회사의 영업가치 등을 고려하면 현재 시가총액은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채비율은 지난 2014년 이후 30%를 넘은 적이 없으며, 최근 10년 간 누적 영업이익은 8000억 원, 이자보상배율은 50배가 넘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건실하다”며 “그런데도 최근 2년간 평균배당성향은 0.3%로 전 상장사 가운데 최하위권”이라고 꼬집었다.

트러스톤측은 이러한 관행이 이사회가 견제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해 조인식 전 국민연금 CIO 직무대리를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에 추천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은 지난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 잇따라 2명의 분리선출로 감사위원을 선임했다. 이는 1명의 감사위원만 분리선출로 하도록 규정한 현행 상법을 위배한 것”이라며 “이는 올해 임기 만료되는 감사위원 자리를 염두에 둔 소수주주의 주주제안을 막기 위한 꼼수”라고 했다.

또 배당과 관련해서는 “주주환원을 위해 배당성향을 국내 상장사 평균인 20%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며 “이와 함께 주가 저평가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히는 거래부진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동성공급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 액면분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태광산업 주가는 73만원대로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2위다. 비싼 가격 때문에 최근 1년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554주로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네 번째로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