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경기를 보며 응원을 하는 시민들. 카타르 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과거보다 경품 마케팅이 줄면서 이에 대비해 기업이 보험을 드는 사례도 드물어졌다. /뉴스1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행사가 벌어질 때마다 기업들이 드는 보험으로 특수를 누렸던 손해보험사들이 이번 카타르 월드컵으로는 좀처럼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이 골 넣을 때마다 1억원’ 같은 경품 이벤트를 하는 기업들은 경품 지급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했는데,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런 고액 경품 마케팅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보험 업계에서는 경기 결과에 따라 상금이나 경품을 지급하기로 한 기업이 부담할 비용을 보장하는 특수보험을 ‘컨틴전시 보험’이라고 부른다. 컨틴전시(contingency)는 ‘만일의 사태’라는 뜻이다.

27일 손보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한화손보 등 6대 손보사의 카타르 월드컵 관련 컨틴전시 보험 판매 실적은 단 1건(총 보장 금액 5000만원)에 그쳤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만 해도 6대 손보사가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최대 52억8000만원이었는데 100분의 1 규모로 줄어든 것이다. 당시 6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수입만 12억4000만원이었다.

남아공 월드컵 때 롯데백화점·롯데마트는 ‘1골 넣을 때마다 1억원 상당 상품권 지급(10억원 한도)’을 내걸고 보험료로 4억8000만원을 냈었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올해에는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의미로 16조각이 들어간 ‘7분 두 마리 치킨’과 ‘16새우초밥’을 출시했을 뿐 고가의 경품 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손보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고가 경품을 지급하는 행사가 거의 없어졌고, 소규모 경품은 자체 예산으로 처리하는 추세”라며 “직전 러시아 월드컵 때도 계약을 맺은 보험사가 하나도 없었을 정도로 컨틴전시 보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