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처음으로 3000포인트를 넘었고 전 세계 주가도 최고점을 맴돌고 있다. 위험이 약화되고 열기가 고조되면서 주가가 앞으로 더 상승하리란 예측이 많다. S&P500 지수는 55명의 애널리스트 중 3명만이 하락 의견을 내놨고, 예측 수익의 중앙값은 6.5%였다. 유로 스톡스 지수(Euro Stoxx 50)는 33명 중 7명이 소폭 하락을 예측했고, 중앙값은 5.6%였다. 닛케이 지수(Nikkei 225) 전망도 동일하다. 조심스러운 낙관론처럼 보인다.

현재의 위험은 널리 알려져 있다. 시장은 우리 모두가 아는 것을 가격에 반영하고 앞을 내다본다. 기존의 부정적 요인들은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기 때문에 주가를 떨어뜨릴 힘이 없다. 한국 정부가 12월 6일에 제한을 강화한 후에도 코스피가 13.0%나 상승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이성을 잃으면 안 된다. 앞으로 면밀하게 관찰해야 할 가장 큰 요인은 ‘감정'이다.

전설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은 “강세장은 비관론 속에서 태어나, 회의론 속에서 성장하며, 낙관론 속에서 성숙하고, 행복감 속에서 죽는다”고 했다. 지난해 봄과 여름의 비관론은 끝났고, 지금은 낙관론과 자신감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행복감도 시작됐다. 주식공개상장(IPO)이 급증하고, 주식 투자로 돈을 번 개인 투자자들이 속출한다. 많은 증시 전문가가 “경제적으로 민감한 가치주들의 호황이 이제 막 시작됐고, 강세장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러한 감정은 강세장의 후반부를 알리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우리는 강세장의 시작보다는 끝에 더 가까이 와 있다. 강세장 후반부에는 낙관론이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려 보통 큰 수익을 가져다 준다. 미국 S&P500 지수를 살펴보면, 각 강세장의 수명을 6등분 했을 때 첫 6분의 1 구간이 연간 평균 40%의 수익을 내며 가장 큰 강세를 보였다. 마지막 6분의 1 구간이 (내가 생각하는 지금이다) 24%로 둘째로 큰 강세를 보인다.

높은 수익률에 눈이 멀어서는 안 된다. 살금살금 등장하는 부정적 요인을 주시해야 한다. 강세장은 비명이 아닌, 신음을 내며 죽는다. 2020년을 제외한 약세장은 평균적으로 부드럽게 월간 2%씩 하락하며 시작됐다. 약세장은 조정과 달리 급격한 하락이 아니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고점이 특징이다. 약세장의 대폭적인 하락은 후반부에 발생한다. 약세장 하락의 3분의 2 정도가 약세장 수명의 마지막 3분의 1 구간에서 발생한다.

나는 ‘3개월 규칙'을 갖고 있다. 고점에서 3개월이 지날 때까지 매도하지 말란 것이다. 주가가 많이 하락하지 않았어도 월간 하락이 평균 -2%에 가깝다면, 또 사람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중요한 부정적 요인이 있다면 약세장을 감지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고점 근처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급격한 하락이 발생한다면 보통 조정을 의미할 것이다. 매도할 경우 빠른 반등이 일어나 뒤처질 위험이 있다. 때를 기다리며 버티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욕심이 커진다는 것은 이 강세장의 끝이 생각보다 가까워졌다는 신호이다. 낙관론이 커질 때 곧 고점이 올까 봐 매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성을 잃지는 말자.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