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정 객원기자

“코로나를 앓고 나서 상당수는 목에 찝찝하게 이물질이 남아있는 느낌이 들거나 목 안이 긁힌 것처럼 아파하죠. 기침을 끊이지 않고 하는 환자들은 폐렴이나 폐조직이 굳는 폐섬유화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울 역삼동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은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코로나 후유증 전문 클리닉’을 개설했다. 지금까지 1000여 명의 후유증 치료 사례가 모였다. 실제 후유증 호소 환자 중 기침이 심각한 688명을 대상으로 폐 CT 촬영을 한 결과, 71명(10.3%)에서 폐렴이 발견됐다.

이상덕 병원장은 “코로나 감염으로 면역반응이 일어나고, 장기가 부었다가 빠지는 데 2~3주 걸린다”며 “일주일 만에 격리 해제됐다고 너무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되고 잔기침, 후각 소실 등 후유 증세가 있다면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하나병원은 국내 최초 이비인후과 전문병원으로 내과·신경과 포함하여 전문의가 17명 포진하고 있다. 병원은 2020년 2월 코로나19 유행이 막 시작할 무렵부터 코로나와의 전쟁 채비를 하고, 앞장서서 호흡기전담클리닉, 국민안심병원, 재택치료센터 등을 잇달아 열었다. 이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다.

병원이 선도적으로 코로나 대응에 나섰던 데는 2015년 메르스 유행기에 집단감염이 일어났던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부원장을 맡아 사태를 종료시킨 동헌종 박사를 하나병원으로 영입한 덕이 크다.

이 원장은 “국내에 첫 확진자가 나오자마자 병원 차원의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동헌종 박사의 조언에 따라 바로 감염 의심 환자 동선을 따로 만들고, 마스크도 미리 대량 확보했다”며 “이비인후과 환자가 병원 방문을 기피할 거라는 주변의 우려 속에서도 코로나 호흡기 클리닉과 검사 센터를 초창기에 세웠다”고 말했다. 미리 대비하고 대처하면 감염병 사태 혼선을 줄일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 원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면역 체계에 영향을 미쳐 청소년 성장에도 지장을 주므로 연령대를 불문하고 경각심을 갖고 코로나 감염 후 후유 증상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관리받는 게 좋다”며 “정부가 서둘러서 코로나 후유증 진단 기준과 치료 지원 체계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