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결혼 연령이 늦어 짐에 따라서, 고혈압이 있는 여성이 임신을 하는 경우도 점점 늘었다. 고혈압이 심한 경우는, 임신부라도 당연히 혈압 약을 복용해야 하지만 임신 중반에는 정상적으로도 혈압이 일시적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경증 고혈압 임부는 혈압 약을 지속적으로 먹어야 하는지는 논란이 있어 왔다.

최근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이에 관한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혈압이 고혈압 기준인 140/90(mmHg, 수축기/이완기)이지만 160/110을 초과하지 않는 경증 고혈압을 지닌 임신부 2408명을 대상으로 했다. 무작위로 두 무리로 나누어서 혈압 조절군(1208명)은 고혈압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했고, 대조군(1200명)은 고혈압 약을 복용하지 않게 하고, 다만 혈압이 160/105를 넘을 때만 고혈압 치료를 시행했다.

출산 시까지 중증 임신 중독증, 조산, 태반 박리, 태아 및 임신부 사망과 같은 임신 합병증을 조사한 결과, 혈압 조절군은 대조군보다 임신 관련 전체 합병증 발생이 18% 낮았다. 신생아 합병증도 23%가 낮았고, 조기 출산도 13% 더 낮았다.

임신부가 고혈압이 있으면 태반 내 혈관 형성에 장애가 일어나 태반 내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지 못한다. 혈관 세포 기능에도 이상이 생겨 임신 중독증이 발생할 수 있다. 임신하면 평소 먹던 약도 먹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은데, 필요한 약은 계속 복용해야 한다.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혈압 약은 많다. 임신 중에도 적절히 혈압을 유지해야 엄마, 아기 모두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