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당뇨환자가 집에서 혈당을 측정하는 모습. /조선일보DB

고혈압·당뇨병 환자 여섯 명 중 한 명은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으러 가지 못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의 8.1%, 당뇨병 환자의 5.1%만 지난 1년간 고혈압·당뇨병 외래진료를 받지 않거나 연기한 적이 있었다. 보사연이 2021년 8월 전국 고혈압·당뇨병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고혈압 환자의 92.6%, 당뇨병 환자의 96.8%는 코로나 이전과 동일하게 처방약을 복용했다. 고혈압·당뇨병에 대한 진료와 처방약 복용이 거의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고혈압·당뇨병이 아닌 다른 이유로 병원을 가야 할 때는 가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본인에게 필요한 진료를 받지 않거나, 못 받는 이른바 ‘미충족 의료’ 경험률은 높았기 때문이다. 고혈압·당뇨병 환자의 17.1%는 의과 부문에서, 19.2%는 치과 부문에서 미충족 의료를 경험했다.

대부분은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이었다. 미충족 의료를 경험한 고혈압·당뇨병 환자 약 63%가 그 이유로 ‘코로나 감염 우려’를 꼽았다. ‘시간을 내기 어려워서’(약 23%), ‘의료비 부담’(약 13%) 등이 뒤를 이었다.

박은자 보사연 연구위원은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약 처방을 위한 진료 외에 합병증 검사와 치료, 치과 진료 등은 받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 질환자의 미충족 의료는 뇌졸중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좀 더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