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60대에 잠이 부족하면 나중에 치매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년의 수면 시간이 노년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영국 런던칼리지대와 프랑스 파리대 공동연구팀은 ‘수면 습관과 치매 발생 간의 관계’를 영국인 공무원 7959명을 대상으로 25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대상자들은 1980년대 중반부터 장기 건강 연구에 참여한 그룹이고, 50대와 60대 수면 시간이 확인 가능한 사람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나중에 521명이 치매에 걸렸다. 대부분 70세 이후다.

연구팀 분석 결과, 50대와 60대에 수면 시간이 하루 6시간 이하인 그룹은 하루 7시간 잠을 자는 그룹과 비교하여 치매 발병 위험이 3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차이는 대상자들의 사회경제적 수준 차이나 심혈관 대사질환, 우울증 등 정신질환 여부와 상관이 없었다. 수면 부족 자체만으로 치매 위험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수면 시간을 갖고 25년 이상 장기 추적한 연구는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정확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편 하루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 그룹에서는 치매 발생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발표됐다. 적정 수면 시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의학계에서는 대규모 인구학적 조사에서 하루 7시간에서 사망률이 낮기에 이를 적정 수면 시간으로 본다.

연구팀은 “뇌 속에 축적되어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잠자는 동안 일정 부분 제거되는데, 수면 시간이 짧으면 제거 시간이 부족하고, 뇌신경망 염증이나 뇌혈관 동맥경화도 늘어난다”며 “중년 시기부터 수면이 부족하면 그것이 누적되어 노년기에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