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1년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확진자 수는 하루 700명대로 늘면서 멈출 기세가 보이질 않는다. 백신 접종도 지지부진하다. 올해 연말까지 코로나 감염이 만연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임 활동 자제 등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 같은 장기화 국면 속에서 ‘코로나 유탄’을 맞아 새로운 질병이 늘어나고 지병은 악화되고 있다.

◇기분장애 늘고, 치매 악화

지난해 우울증 등 기분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101만명이 됐다. 2016년77만명보다 24만명 가량이 늘었다(국민건강보험 진료데이터). 코로나 블루가 퍼진 결과로 보인다. 연령대로 보면, 20대가 전체의 16.8%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60대, 50대 순이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20대 우울증은 많았지만, 60대 환자 수를 20대가 넘어선 적은 없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코로나로 인한 극심한 청년 취업난, 원격 수업과 비대면 생활 문화 확산으로 집에만 머무는 시간 증가, 밤낮이 바뀌는 생활 등이 20대의 우울증을 부추긴 것으로 해석한다.

여성 우울증은 6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16.9%로 가장 높았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선영 전문의는 “우울증이 대체로 여성에서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은데 환자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주 재발하고 앓는 기간이 길어지므로, 고령 여성에서 진료 환자가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비대면이라도 사회적 교류를 늘리고, 낮에 햇볕 쬐며 걷는 게 좋다. 강성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치매 환자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면서 증세가 악화되기 쉽다”며 “비대면으로 수학 게임이나 그림 맞추기 등을 하도록 하여 인지 기능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만으로 청소년 혈당치 올라

많은 어른들이 ‘확찐자’가 됐다고 호소하는 사이, 아동과 청소년 비만 관련 지표도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연호 교수팀이 지난 해 초 비만으로 진단 받은 6~18세 학생 9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등교 중지 이후로 이들의 평균 체중이 4kg 가량 늘었다. 대사증후군 지표 역시 덩달아 뛰었는데, 총콜레스테롤은 160.3(㎎/㎗)에서 169.5로 올랐다. 중성 지방은 126.7에서 160.6으로 불었다. 공복혈당, 지방간 관련 간수치도 등교 중지 이전 보다 올랐다. 최연호 교수는 “부모가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아이와 함께 하여 가능한 신체 활동을 늘리고 평소보다 식단 조절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자 근감소증 늘고, 변비 증가

신체 활동량이 줄어든 고령자들은 근육량 감소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노인의학 의사들은 전한다. 근감소증은 급격한 노쇠로 이어져 낙상 위험을 높이고, 이는 사망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신진대사도 떨어뜨려 변비도 늘린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정희원 교수 등이 65세 이상 노인 약 1300 명을 대상으로 변비 여부와 신체 노쇠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 노쇠 노인의 변비 비율이 건강한 노인보다 4배 이상 높았다. 노인성 변비는 부족한 신체 활동량, 영양 섭취 불균형, 수분 섭취 부족 등에 의해 생긴다.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 치질 발생도 늘 수 있다.

정희원 교수는 “배변 횟수가 1주일에 세 번 미만인지 체크해봐야 한다”며 “변비와 신체 노쇠 예방을 위해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맨손 운동 등 근력을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병원 방문 줄어 처치 늦을 수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의료서비스 이용량을 분석한 결과, 2020년 상반기에 한 번이라도 외래를 가거나 입원을 한 사람은 59.1%로, 2019년 상반기(68.9%)에 비해 9.8%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병의원 방문을 기피한 결과로 해석된다.

신정우 통계개발센터장은 “병의원을 이용하는 중에 코로나에 감염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졌다”며 “의료기관은 방역을 더 철저히 지키고 있으니, 병세를 키우기 전에 병의원 방문을 제때 하는 게 권장된다”고 말했다.

야외 활동 감소로 햇볕 노출 적어 비타민D 부족도 늘고, 골다공증은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 양성 확인 여부로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에 대한 응급 처치 지연될 수 있다. 대학병원은 그런 경우 코로나 잠재 감염자로 보고 처치를 하고 있으니, 심혈관 응급환자는 바로 대학병원으로 가길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