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에디터의 건강 노트 삽입

저용량 아스피린이 부활할 조짐이다. 기존에 알던 심근경색증과 혈전 예방 효과뿐만 아니라,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속속 등장해서다. 나온 지 130년 된 100원짜리 해열제가 과연 ‘만병통치약’으로 쓰일 수 있을지….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하나씩 먹는 용법은 한때 크게 유행했다. 아스피린 성분이 혈액 내 혈소판 응집을 막아서 피떡(혈전) 생성을 줄여, 심근경색증이나 뇌경색 예방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0년대 들어 건강한 사람은 굳이 아스피린을 먹어도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없고, 되레 뇌출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일반인에게 아스피린 인기는 시들해졌다. 하지만 심근경색증 발생 위험이 10~20% 이상 높은 사람은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이 현재도 권장된다. 이미 심근경색증이나 뇌경색 등이 생긴 경우도 재발 방지를 위해 복용해야 한다.

최근 국제학술지 ‘거트’(Gut·소화기) 등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아스피린이 대장암 전단계인 대장 폴립(용종) 생성을 줄여서 대장암 발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미국 예방의학 서비스 태스크포스는 비만이나 고혈압 등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있고, 대장 폴립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50대에게, 대장암과 심장병 동시 예방 효과를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추천한다.

아스피린이 유방암도 예방한다는 연구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여성 5만7000명을 8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그 기간 3%에게서 유방암이 새로 발생했는데, 저용량 아스피린을 먹은 그룹에서 유방암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스피린이 발생 위험을 16% 낮췄다. 다른 연구에서는 아스피린 10년 복용하면, 유방암 위험이 27% 낮아지고, 20년 복용은 절반가량 낮춘다. 이에 미국에서는 아스피린을 유방암 예방을 위해 권할지 고민 중이다.

진통소염제 아스피린이 어떻게 암 발생을 낮추는지는 명확히 모른다. 동물실험에서는 암세포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온다.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여성호르몬을 약화시킨다는 연구도 있다.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다. 75세 넘는 고령자는 혈관이 약해서 출혈 위험이 높아 아스피린 상복을 권장하지 않는다. 장출혈 경험이 있거나 위궤양이 있어도 아스피린을 먹어선 안 된다. 아무튼 심장병과 암 예방을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 권장은 대세로 보인다. 특히 비만한 50대는 심장병과 대장암 우려를 동시에 갖고 있다. 복용 결정은 당신의 건강 상태를 잘 아는 의사와 상의해서 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