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봉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

현대인은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의자에 앉아서 생활한다. 직장 일들이 대부분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이뤄지고, 집에서도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이처럼 앉아서 생활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건강에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하면 위험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영국 의학협회지 랜싯은 관련 연구 논문을 실었다. 노르웨이 스포츠과학대 연구팀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과 사망률과의 연관성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전 세계서 나온 16개의 관련 논문을 취합, 총 100만명 이상의 대상자를 최대 18년간 관찰 분석했다.

연구 결과, 하루에 8시간 이상 앉아서 지내는 사람은, 4시간 이하 사람에 비해 사망률이 최대 59%가 증가했다. 의자가 당뇨병, 심혈관 질환, 뇌졸중, 암 등을 일으키는 ‘위험한’ 물건인 셈이다. 다만 하루에 8시간을 앉아서 지내더라도, 적절한 운동을 매일 하면 사망률이 올라가지 않았다. 적절한 운동이라 함은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매일 60~70분 이상 하는 것을 말한다. 다만 앉아 있는 생활 형태로서 텔레비전을 매일 5시간 이상 시청하는 경우는 아무리 운동량을 늘려도 사망률을 줄일 수 없었다.

인터넷과 컴퓨터를 써야 하기에 앉아서 지내는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8시간 이상을 앉아 있어야만 한다면, 하루에 60분 이상 운동량을 스스로 만들 필요가 있다. 출퇴근 시간과 점심 시간도 이용해야 한다. 퇴근해서는 텔레비전을 보는 데 시간을 쓰지 말고 가족들과 산책을 하든지 뭔가 움직이며 활동적인 삶을 만들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