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스 뉴욕 뷰티

“엄청난 애주가이자 와인 마니아였던 제가 알코올 알레르기 때문에 술을 계속 마시다간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 경고를 들은 직후 저는 물을 파고들기 시작했지요.”

영국 유력지 더 타임스가 ‘물의 백과사전, 물의 바이블’이라 극찬한 저서 ‘파인 워터스’(Fine Waters·2006)의 저자이자 유명 워터 소믈리에(물 감식가)인 마이클 마스카(Mascha)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그는 건강에 좋고 다양한 음식에 어울리는 ‘물맛’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한국에선 고재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장(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고황명예교수)과 함께 국내 워터 소믈리에를 대상으로 한 강연과 ‘국제 시음대회’ 등을 열고 있다. 이미 국내에선 700여 명의 워터 소믈리에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문화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의사의 금주 권고 직후 아내와 함께 남태평양 청정 지역 피지(Fiji)로 떠나 음식과 인류학에 다큐멘터리를 찍고, 미국 대학서 인류학 관련 강의를 하며 생명수 같은 건강 측면을 넘어 인간의 삶의 행복과 만족감을 높이는 관점에서 물을 바라보게 됐다”면서 “영장류학자이자 환경보호가인 제인 구달과도 만나 연구할 기회가 생기면서 물에 대해 더 깊이 빠져들게 됐다”고 했다.

“전 세계 청정 지역을 다니며 조사해보니 물 역시 와인처럼 토양, 자연 조건 기후 등의 영향을 받는 이른바 ‘테루아’(terroir·땅과 기후처럼 맛을 내는 자연환경 전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물도 와인처럼 미네랄 등 TDS(total dissolved solids·용존 고형 물질)에 따라 맛이 달라져 음식의 풍미를 돋울 수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 TDS 함량이 낮은 물은 생선이나 해산물 같은 섬세한 음식과 잘 어울리고, 미네랄 함량이 높은 물은 스테이크나 불고기와 같이 강한 향과 맛을 가진 요리와 어울린다는 설명. 물의 맛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이상적인 온도는 실온에서 섭씨 13~14도 정도라고 덧붙였다. 국내의 경우, 시중에서 파는 삼다수류의 먹는 샘물이 일반 수돗물보다는 TDS 함량이 낮고, 프랑스 빙하 생수인 에비앙 같은 제품은 TDS가 높은 편이다.

마스카는 물을 만들거나 팔지는 않는다. 대신 청정 수원(水源)을 찾아다니고, 전 세계 수천개 브랜드의 물맛을 평가한다. 그를 비롯한 국제 워터 소믈리에가 주축이 된 ‘파인워터 국제시음대회’에서 금메달을 받은 바니스 뉴욕 뷰티의 ‘노던 라이츠 스파클링 내추럴 스프링 워터’(스파클링 초저미네랄 함량 부문)는 노르웨이 청정 구역에서 생산한 제품. 최근 방탄소년단 뷔가 ‘좋아하는 물’이라고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올려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는 한국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물이 무엇이었냐고 묻자, “지리산 대원사에서 마셨던 약수”를 꼽았다. “수천년 쌓인 토양이 필터 역할을 해 불순물을 걸러냈고, 시원한 목넘김에 계속 마시게 됐다”는 것. 그는 “물맛을 유지하려면 플라스틱 보다 유리병에 담을 것을 권한다”고 했다. 하지만, “약수처럼 즉석에서 마실 수 있는 게 아니라면 ‘프리미엄’을 내세우며 보통 생수의 많게는 10배 넘는 가격을 붙이는 것도 반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