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새롭게 개장한 강원 강릉시 바다부채길 포토존에 외제차 '미니'가 설치됐다./연합뉴스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길에 외제차 ‘미니’가 등장했다. 관광객들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포토존을 마련한 것인데, 오히려 자연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강릉시와 강릉관광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해안단구길인 강원 강릉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은 최근 연장 공사를 마치고 지난 15일 새롭게 개장했다.

바다부채길은 기존 코스에서 정동항까지 640m를 추가해 총 길이는 3.1㎞에 이른다. 새로 조성된 구간에는 해안산책로, 해상광장, 하늘계단 등 다양한 사진 촬영 장소가 마련됐다.

다만 새로 조성된 포토존에 외제차 ‘미니’가 전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강릉관광개발공사가 관광객들이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전시한 것인데, 일각에선 외제차가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길인 강원 강릉시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새로 연장된 구간을 걷고 있다./연합뉴스

바다부채길은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00~250만년 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로, 천연기념물 제437호로 지정됐다. 기암절벽의 해안단구와 수려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에 아무런 접점이 없는 외제차를 설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도 “오히려 경관을 망친다” “쌩뚱맞게 외제차를 왜 갖다뒀나” “기암절벽 보러 간건데 외제차랑 사진 찍으라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바다부채길은 높은 파도로 인해 염분이 높은 편이다. 철저한 관리가 되지 않을 경우 짧은 시간 내에 차가 녹슬거나 부식돼 오히려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강릉관광개발공사 관계자는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알록달록한 ‘미니’를 옮겨 전시해 놨다”며 “아직 신설 구간 개통 초기라 ‘미니’ 포토존에 대한 반응은 알 수 없어 관심을 갖고 지속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다부채길은 매년 평균 2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BTS(방탄소년단) RM이 방문해 휴가를 즐기고 간 곳으로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