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만 6세 아들이 태권도장에서 같이 수업 듣는 친구에게 욕을 배워 왔어요. 나쁜 말이니 하면 안 된다고 얘기했는데, 그래도 종종 욕을 합니다. 태권도장에 아이를 안 보낼 수도 없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A.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양육자와 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다 점차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고,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더 큰 사회를 경험하게 돼요. 그리고 학교와 학원에서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며 성장합니다. 양육자와 아이는 위계 관계지만, 친구들과는 동등한 관계에서 소통하며 사회적으로 상호작용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또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따라 해요. 아이가 속한 환경이 양육자만 있는 집에서 친구가 많은 학교, 학원으로 확장되면 더 다양한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따라 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또래를 관찰하고 따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태권도장에서 만난 친구에게 욕을 배웠다고 해서 태권도장을 그만두게 하는 건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환경에서도 아이가 친구에게 충분히 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는 앞으로 다양한 사람을 더 많이 만날 거고, 이들을 관찰하며 행동을 모방할 거예요. 이 경험을 막을 순 없습니다. 아이가 좋은 사람을 만나 올바른 행동을 모방하는 일도 있을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남을 만나는 걸 차단하기보다는 자기가 배운 행동이 적절한지 아닌지 가르쳐줘야 합니다.

아이가 욕을 쓰는 상황은 다양해요. 남을 모욕하기 위해서, 또는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욕을 쓸 수 있죠. 이때 부모는 아이에게 각 상황에서 욕 대신 쓸 수 있는 적절한 표현들을 알려줘야 합니다. 아이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서 욕을 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욕 대신 “답답해요” “무서워요” “화가 나요” “부담돼요” “미워요” 등 자기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주세요. 또 남에게 욕을 했을 때 그 말을 들은 사람이 굉장히 불쾌하고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점도 알려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