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우리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어요. 명절에는 온 가족이 모이는 만큼 안전사고도 발생하기 쉽죠. 평소보다 떡이나 사탕 같은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기도 폐쇄 사고에 주의해야 해요. 오늘은 위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하임리히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음식물로 인한 기도 폐쇄는 4세 미만 영유아에서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기도 속 음식물 때문에 완전 기도 폐쇄가 되면 아이는 갑자기 호흡하기 힘들어하고, 비정상적으로 쉰 숨소리를 내며 기침을 해요. 안색이 창백해지고 청색증(피부나 점막에 푸른색이 나는 것)이 나타나다 의식이 없어지죠. 이때 2~3분 이내 음식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위급한 상황이 됩니다. 아이가 이런 증상을 보일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119에 신고하는 거예요. 그리고 119가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 처치로 하임리히법을 시도해야 합니다.

하임리히법의 기본 원리는 복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이 압력 차를 이용해 기도 속 이물질이 나오게 하는 거예요. 아이 등 뒤에 서서 주먹을 쥔 손의 엄지손가락 방향을 배 윗부분에 대세요. 그리고 다른 한 손을 위에 겹친 후 아이의 배꼽에서 명치 사이 부위를 두 손으로 위로 쓸어 올리듯 강하게 밀어올려서 이물질을 제거해요.

아이가 10㎏을 넘지 않고 1세 미만이라면 복부 압박을 이용한 하임리히법은 간 손상을 줄 수 있어 하면 안 돼요. 대신 어른 한쪽 팔에 머리를 낮게 엎드리도록 올려놓고 얼굴을 지탱한 뒤, 등 가운데를 손바닥으로 5번 두드리세요. 두드리면서 이물질이 빠져나왔는지 확인해야 해요. 그다음 아기 머리가 땅 쪽을 향하게 해서 어른 허벅지 위에 바로 눕히세요. 그러고 나서 가슴 사이를 손가락 2개를 이용해 5번 밀어내세요. 이물질이 배출되지 않으면 119가 도착할 때까지 반복하세요.

하임리히법으로 이물질이 제거돼도 꼭 병원을 찾아야 해요. 장기가 손상되지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기도 폐쇄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을 잘게 잘라서 주고, 아기가 음식을 먹을 때는 부모가 옆에서 지켜보는 거랍니다.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