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던 아기가 잠을 자다 갑자기 숨지는 것을 ‘영아 돌연사 증후군’이라고 해요. 부검 결과나 사망 당시 병력에서 사망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죠. 영아 돌연사는 0~12개월 사이 영아에서 나타나는데 주로 2~4개월 사이 가장 많이 발생해요.

통계청의 2021년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영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사망한 아기가 50명 있었다고 해요. 영아 사망률 3위를 차지하죠. 그렇다면 잘 자던 아기가 갑자기 왜 사망에 이르는 걸까요?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어요.

다만 주로 자다가 사망하기 때문에 호흡과 수면 중 각성을 제어하는 뇌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다고 해요. 또 잘못된 수면 환경을 영아 돌연사 증후군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보고 있어요. 영아 돌연사 증후군 예방을 위해 미국·영국·호주 등에서는 ‘아기를 똑바로 눕혀 재우는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 이 캠페인 후 영아 돌연사 증후군이 40~70% 감소했다고 해요.

아기를 재울 때는 똑바로 눕혀서 재우세요. 엎드려 재우지 않도록 하고, 옆으로 눕히는 것도 하지 말아야 해요. 옆으로 누워 자던 아기가 몸을 돌리면 엎드린 상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 부드럽고 푹신한 침구가 사고 원인일 거라는 분석이 있어요. 따라서 아기를 재울 때는 단단한 침구에 재우는 게 좋아요. 너무 푹신하거나 느슨한 침구는 아기의 머리를 덮을 수 있어 좋지 않아요. 아기가 자는 주변에는 장난감도 두지 말아야 해요.

아기는 생후 1년까지 부모와 같은 방에서 자는 게 좋아요. 단, 어른 침대에서 아기와 같이 자면서 같은 이불을 덮는 것은 하지 마세요. 아기가 벽이나 침대 사이에 끼거나, 깊게 잠든 어른 몸에 눌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경사진 요람에서 재우는 것도 주의해야 해요. 경사가 가파른 요람에서 자다가 기도가 막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담배 연기도 영아 돌연사와 관련이 있어요. 담배는 집 밖에서 피우고, 담배 냄새가 밴 옷을 입고 아기를 돌보지 않도록 하세요.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 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