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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평범한 하루였다. 직장인 ‘이나미’(천우희)는 스마트폰 알람 소리에 일어나고, 대중교통 앱을 확인하며 출근해 일했고, 메신저로 약속을 잡아 친구들과 즐거운 저녁을 보내며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렸다. 그러다 집에 오는 버스에서 잠깐 졸았을 뿐인데, 스마트폰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이제 최악의 악몽이 현실이 된다.

17일 공개 뒤 18~19일 이틀 연속 넷플릭스 영화 세계 10위, 한국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에 올랐다. 동명의 일본 소설과 영화가 원작인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넷플릭스

영화의 공포는 스마트폰에 전적으로 의존해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생활 방식 자체에서 온다. 내 스마트폰이 악한 의도를 가진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다면 주인공이 겪는 악몽이 내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개연성이 주는 공포다.

선한 눈빛과 어두운 아우라를 함께 가진 배우 임시완은 순수한 악의로 뭉친 빌런 ‘우준영’을 깔끔하게 연기한다. 영화 ‘비상선언’으로 한 차례 연기 폭을 넓혔던 젊은 배우가 보여주는 또 한 번의 도약이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런칭 포스터(넷플릭스 제공)

그가 수리 기사로 위장해 화면 잠금을 해제하고 스파이웨어를 설치하는 순간, 피해자의 내밀한 개인사부터 인간 관계, 카메라에 비치는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그의 손아귀 안에 들어온다. 피해자의 가장 친한 친구, 유일한 가족 아버지까지 위험에 빠진다.

연출은 식상한 시점 카메라와 구도, 진부한 음악·음향으로 자주 길을 잃는다. 자칫 엉뚱한 길로 빠질 뻔한 이야기를 멱살 쥐듯 끌고 가는 건 오롯이 배우 천우희의 힘이다. 그의 꿋꿋하고 당당한 캐릭터와 흔들림 없는 감정선이 허술한 설정과 서사의 구멍들을 메워 영화를 볼만한 수준까지 구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금호문화재단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사진> 서울대 교수가 바흐와 타르티니, 코렐리 등 바로크 음악에 도전한다. 23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활의 춤’ 무대다. 2012년 독일 하노버 콩쿠르 우승자인 김 교수는 이날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1번과 함께 타르티니·코렐리 등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通奏低音)을 위한 소나타들을 연주한다. 지난해 10월 열릴 예정이었지만 급작스러운 왼팔 부상 때문에 올해로 연기됐다. 바로크 음악에서 지속적 저음으로 화성이나 리듬의 연속성을 부여하는 통주저음은 첼리스트 이호찬씨가 맡는다.

영화 '서치 2'. /소니 픽쳐스

영화 ‘서치 2′

새 남자 친구와 콜롬비아로 여행을 떠난 엄마가 귀국하기로 약속한 날 나타나지 않는다. 구글과 페이스북으로 행방을 추적할수록 미스터리는 늘어난다. 영화 ‘서치 2′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화면 등 실생활 속 디지털 영상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했던 2018년 히트작 ‘서치’의 후속편. 아버지가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서는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딸이 사라진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번에도 전개 속도는 빠르지만, 지난 5년간 설정이 엇비슷한 영화·드라마가 쏟아진 점은 흥행의 부담 요소다.

연극 '미궁의 설계자'. /연극집단 반

연극 ‘미궁의 설계자’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에 대한 이야기다. 거장이라 칭송받지만 이런 얼룩이 있었다. 고문한 사람이나 지시한 사람이 아니라 그 공간을 설계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연극. 미궁을 설계한 다이달로스의 죄를 추궁하는 셈이다. 창작 산실 대본 공모 최우수작으로 전국향·손성호·이종무·이가을 등이 출연한다. ‘해무’의 극작가 김민정과 연출가 안경모가 다시 만나 밀도를 보여준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김수근 건축의 특징인 나사형 계단도 체험할 수 있다.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탱고, 매혹'. /마포문화재단

무용 ‘탱고, 매혹’

탱고는 남녀 한 쌍이 뒤엉키는 엇박자의 춤. ‘한 개의 심장, 네 개의 다리’라고도 부른다. 세계 탱고 대회 챔피언들과 부에노스아이레스 정상의 댄서들이 모인 쇼 ‘엘 크루세 탱고’의 첫 내한 공연이 열린다. 아르헨티나 탱고를 대표하는 바네사 비샬바, 파쿤도 피녜로를 비롯해 30여 명이 무대에 오른다. 찬란하게 슬픈 탱고 선율이 흐르고, 밀착한 남녀는 상대의 가랑이나 허벅지 뒷공간까지 이용해 춤을 춘다. 파트너의 몸과 힘을 활용해 리듬을 탄다. 에어리얼 후프 등 서커스도 감상할 수 있다. 26일 마포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