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정책연구소가 양육 노하우를 집약해 만든 ‘부모 매뉴얼’ 연재합니다.

Q: 생후 14개월 아이를 재우는 게 전쟁이다. 한밤에 깨서 한 시간씩 운다. 잘 재우는 방법은.

A: 아이는 졸려도 잠자기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잠을 지시하거나 강요하면 더욱 싫어한다. 아기의 잠에 대해 알아보고, 편안하게 잠재우는 우리 집만의 ‘3단계 의식’을 만들어 실천해보자.

우리 집만의 잠들기 놀이

◇3~5세도 오후 낮잠 재워야

성장 시기에 따라 수면 시간과 패턴이 달라진다. 신생아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잠을 잔다. 배가 고플 때 2~4시간 간격으로 깨고, 수유하면 또 잔다.

생후 6주쯤 밤의 수면 시간이 낮 수면보다 길어진다. 그러나 여전히 밤에도 깨서 수유하거나 기저귀를 갈아줘야 한다. 이 시기까지 부모는 아이와 같이 자고 같이 깨는 것이 좋다. 12~16주쯤엔 낮의 수면이 규칙적으로 이뤄진다. 그 다음 더는 한밤중에 수유를 하지 않는 시기가 온다. 비로소 부모가 밤에 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2~21개월엔 오전 낮잠이 조금씩 줄어들다가 점차 없어진다. 만약 아이가 점심때쯤 짜증을 낸다면, 오전에 잠깐이라도 잠을 재운다. 3~5세가 되면 오후 낮잠 시간이 조금 줄어들 수 있지만, 가능한 한 자도록 한다. 건강한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1주일 동안 시간대 별로 아이의 낮잠과 밤잠 시간을 기록해보자. 시간대는 매일 오전(9~12시), 오후(13~19시), 밤(20시~)으로 나누면 된다. 기록한 패턴에 따라 수면 시간을 규칙적으로 운영하면 아이가 짜증을 덜 낸다. 단, 정확한 시각을 지키기보다 최대한 그 시간대에 잘 수 있도록 융통성 있게 적용한다. 예컨대 밤에는 9~10시에 잠들고 다음 날 8~9시 정도에 일어난다. 그리고 오후 1~2시부터 오후 3~4시까지는 낮잠을 자는 식이다. 낮잠은 집이나 어린이집 등 일정한 장소에서 잔다. 특히 밤잠은 집에서 편안하게 자야만 한다. 잠들 시간에 흥분을 유발하는 활동은 피한다. 아이가 지치거나 피곤해지면 오히려 더 잠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놀이, 잠옷, 조명, 뒹굴뒹굴

“잘 시간이야” “이제 자야 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아이를 재울 수 있다. 매일 밤 우리 집만의 특별한 ‘잠들기 의식’을 만들어 운영해보자. 아이가 ‘이제 곧 자야 한다’고 자연스레 인식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 첫 단계는 ‘잠자기 준비’다. 잠들기 위한 분위기 조성으로, 될 수 있으면 잠들기 1시간 전부터 준비한다. 아이의 피로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활동이 효과적이다. 물놀이·목욕하기가 대표적이다. 욕조나 통에 몸을 담그고 물의 감촉을 느끼면 긴장과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처럼 충분히 즐기고 나서 마지막에 씻고 나오도록 한다. 잠잘 때 입는 편안한 옷을 정한다. 반드시 잠옷이 아니어도 된다. 그러면 아이는 ‘이제 곧 잠들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잠들기’다. 우리 집만의 잠들기 활동들을 정하고, 잠들 때까지 그 중 1~3개 활동을 한다. 이불에 누워 뒹굴뒹굴 놀거나 인형 재우기 놀이를 한다. 과격하지 않고 부드러운 신체 접촉 놀이도 좋다. 1시간 이상 책을 읽어줬는데 아이가 졸려 하지 않는다면, 잠들기 활동으로는 부적절하다. 아이가 눕기를 거부하면, 부모가 누워서 뒹굴뒹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는 따라 한다. 아이만 눕고 아이만 잠들게 하는 것보다, 부모가 함께 누워 재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낮잠이 부족하거나 피로가 누적되면 밤에 잠들기가 더 어려워진다. 부모의 출퇴근 시간이 바뀌는 등 환경 변화에도 아이는 긴장한다. 그렇다면, “너무 피곤해서 잠들기가 어렵구나”라고 말하면서 아이의 등을 쓰다듬어 위로해 준다. 건강에 문제는 없는지, 젖니가 나지 않았는지 등도 살핀다. 아이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집 안 전체 분위기를 잠자기 적절하게 조절한다. 예컨대 모든 방의 불을 끄고 잠드는 방에만 작은 불을 켜 놓는다. 가족이 다 같이 잠드는 과정에 참여하면 아이가 좀 더 쉽고 편안히 잠들 수 있다.

마지막 3단계는 ‘확인하기’다. 부모는 아이가 깊이 잠들 때까지 편안히 누워서 쉬다가, 깊게 잠든 것을 확인하고 조용히 방에서 나온다. 아이가 깨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집안일이나 다른 일을 한다. 만약 아이가 깼다면, 다시 아이와 함께 누워 2단계인 ‘잠들기’를 실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