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사는 섬에 대한 꿈을 꾸곤 했습니다. 모두가 저마다의 언어로 말을 하고 글을 썼지만, 그것들을 이해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이는 오직 자신뿐인 곳이었습니다. 닿지 못한 언어들이 단단하게 굳어 바위가 된 섬에서 사람들은 머리를 찧으며 고독하게 죽어갔습니다. 꿈에서 깨어나면 간신히 몸을 일으켜 문학을 읽었습니다. 누군가와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책을 쥔 손을 통해 느껴질 때, 비로소 불안이 잦아들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제가 역사와 문학에 이끌리게 된 이유는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다는 간절함 때문이었습니다. 사학을 배우며 역사는 개인들의 삶이 모여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세세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진정으로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습니다. 문학은 제게 그러한 희망을 좇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되어주었습니다.

희망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우찬제 심사위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 거친 손을 잡아 누군가를 보듬는 글을 쓰는 손으로 바꿔 주신 김미현 교수님, 사랑합니다. 교수님이 계셔서 쓰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바른길로 이끌어 주신 이화의 교수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준 대학원 선후배들, 응원해준 지인들에게도 사랑을 전합니다.

다른 존재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과 쉽게 무너지지 않는 성실함을 물려준 김만제씨, 이명임씨. 존경하고 사랑해요. 늘 다정하게 품어주는 나의 언니, 김슬기. 우리 가족의 좋은 인연이 되어 준 연이야. 모두 가슴 벅차도록 사랑해. 마음껏 울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안식처인 석훈아, 한결같이 사랑해. 나를 노래로, 먼 사랑으로 키운 J. 평안하길.

겸손하고 정직한 자세로 쓰겠습니다. 누군가를 힘껏 껴안는 글, 살리는 글을 쓰기 위해 몇 번이고 일어서겠습니다.

김다솔

-1995년 안산 출생

-이화여대 사학과·국문과 졸업

-동 대학원 국문과 석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