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아들이 30개월인데 밖에서 놀 때 늘 친구들에게 장난감을 빼앗겨요. 아이는 그저 속상해서 울기만 하죠.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픈데 어떡하죠?

이윤선 배화여대 아동보육과 교수

A. 30개월 전후에는 아직 자신의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또래 간 장난감 분쟁이 발생하게 되죠. 이를 영아기의 발달 과정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회관계에서는 똑똑히 가르쳐야 하는 행동이에요. 장난감을 빼앗은 친구가 다시 돌려줄 수 있도록 양육자에게 요청을 해야 합니다. 반대로 내 아이가 다른 또래의 장난감을 빼앗았다면 다시 돌려주도록 가르쳐야죠.

30개월이라면 완전한 문장을 표현하기는 어려워도 간단한 한 단어 표현이 가능합니다. “친구가 네 것을 갖고 가려고 하면 ‘내 거야’라고 말하자”고 가르쳐주세요. 그 상황에서 “아니야” “안 돼” 라고 말하도록 직접 지도해주세요.

대개의 양육자는 리더십을 갖고, 협상하고, 놀이 집단에 잘 들어가는 것을 사회적으로 필요한 기술로 인식하고 있어요. 하지만 ‘적절하게 거절하기’ 기술도 중요하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죠. 인간이 맞닥뜨리는 다양한 상황에서 타인에 대한 불쾌감을 적절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권리를 위해서도 필요한 능력입니다. 사회적 기술은 저절로 형성되지 않아요. 적절한 기술을 가진 어른이 옆에서 시범을 보여주고 직접 가르쳐줄 때 키워질 수 있답니다.

30개월 영아들이 서로 양보하며 놀이하기는 쉽지 않죠. 장난감을 자주 빼앗긴다면 곁에서 지켜보며 자녀가 당당하게 거절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세요. 힘으로 빼앗기는 경우에는 직접 중재하며 누구의 것인지 상대 또래에게 부드럽게 알려주세요. 이는 내 아이뿐 아니라 또래 영아에게도 사회적 기술을 가르쳐주는 것입니다.

또한, 친구에게 장난감을 빼앗기고 울 경우 운다고 혼내면 안 됩니다. 대신 그 마음을 읽어 주세요. 속상했던 마음은 수용하고,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행동을 가르치는 것이 자녀의 정서 및 사회성 발달에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