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알아듣는 것 같지만 말을 하지 않는 만 2세 아기가 있어요. 기다리면 말을 잘할까요? 만 2세가 되면 많은 아기들이 200개 정도의 단어를 쓸 수 있게 되고, 그중 2개의 단어를 연결해 “엄마, 맘마”처럼 말을 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 시기는 언어가 발달하는 초기 단계이므로 첫 단어를 시작하는 시기나 언어를 습득하는 속도에 개인차가 크다는 특징이 있어요.

이 시기에 말이 늦은 아이들이 100명 중 13~18명 정도 된다고 해요. 그만큼 많은 부모들이 아기의 언어로 고민을 하게 되죠. 하지만 만 2세 때 또래보다 말이 늦었던 아이들의 50% 정도는 만 3~4세 무렵이 되면 또래 친구들의 수준으로 말을 할 수 있게 돼요.

그렇지만 나머지 약 50%의 아이들은 만 4세 때에도 말을 하는 데 어려움이 계속될 수 있어요. 그러면 친구와 의사소통을 하는 데 한계가 있어 좌절감을 느끼게 되고, 다른 아이들을 밀치거나 때리는 등의 행동으로 표현될 수 있지요.

언어가 느린 아이들은 가족력이나 환경에 따라 단순히 말만 느린 단순 언어지연이 가장 많은데요. 따라서 많은 아이들이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지만, 인지 기능과 연관돼 지적 장애가 있거나 사회성과 연관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요. 청각에 문제가 있거나 구강이나 혀의 구조 때문에 언어 지연이 있는 경우도 있고요. 이런 경우에는 교정을 해야 언어 구사 능력이 발달할 수 있어요.

따라서 만 2세인데 만약 구사할 수 있는 단어가 50개가 안 되거나, “아빠, 우유”처럼 단어 2개를 연결하기 어려워한다면 너무 걱정은 하지 않되 일단 의사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아요. 말을 알아듣는 것 같지만 말을 하지 않는 만 2세의 아이 또한 기다리면 절반 정도는 만 3~4세에 말을 할 수 있게 되지만, 다른 문제가 동반될 가능성도 있어 전문가의 진료를 추천합니다.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