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희열. /안테나 페이스북

스타 작곡가 유희열의 표절 논란을 두고 대중음악계에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한편 논란이 지나치게 과열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민재 “유희열 논란 과열, 표절 의혹 공감 안 한다”

정민재 음악평론가가 18일 트위터에 남긴 글./트위터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18일 트위터를 통해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과열되는 것 같아 괜히 보태고 싶지 않았지만 인터넷을 떠도는 표절 의혹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처음 문제가 된 ‘아주 사적인 밤’과 ‘Aqua’의 경우 유희열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말처럼 ‘메인 테마의 유사성’이 느껴지는 정도”라며 “말 그대로 메인 테마가 닮았다는 것이지 표절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원곡자 역시 유사한 것은 인정하나 표절은 아니며 후속 조치가 필요치 않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록밴드 부활의 노래 대부분을 작곡한 기타리스트 김태원이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대해 “8마디 정도가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고 한 발언을 겨냥하기도 했다.

정 평론가는 “원곡자가 확인한 사안을 두고 제3자가 왈가왈부할 필요도 없고, 별 의미도 없다. 8마디가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을 구태여 하는 건 스스로 우스워지는 꼴일 뿐만 아니라 원곡자를 모욕하는 것”이라며 “김태원씨는 작가로서 두 곡의 8마디가 똑같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나. 그의 말과는 달리 실제로 두 곡의 8마디는 결코 똑같지 않다. 일부 다른 부분이 있다. 일부 닮고 일부 다르기 때문에 원곡자도 돌려보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닮았다는 말과 ‘흐트러짐 없이 똑같다’는 말의 무게감은 천지차이”라며 “김태원씨는 음악인으로서 치명적인 말실수를 했다”고 주장했다.

정 평론가는 “아쉬웠던 건 유희열의 첫 대응”이라며 “일부 닮은 부분은 있지만 서로 다른 곡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어야 한다.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으로 말하니 마치 표절을 인정한 것인 양 기사들이 퍼졌다. 여기서부터 이미 바로잡긴 어려워졌다”고 했다.

유희열이 작곡한 다른 곡들에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네티즌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는 “네티즌은 그 즉시 그동안 자신의 귀에 비슷하게 들리던 곡들을 끌고 와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며 “일부 비슷하게 들리는 곡도 있었지만 그저 비슷하게 들릴 뿐 표절이라고 할만큼 일치하는 곡은 없었다. 원곡자가 문제를 제기한다면 모르겠으나, 그 정도 유사성으로 권리 다툼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반면교사’ 언급한 김태원·임진모·이대화

록밴드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이 5일 MBC '100분토론'에 출연했다. /MBC

김태원 뿐 아니라 임진모 음악평론가, 이대화 음악평론가 등 여러 음악계 인사들은 유희열의 표절 의혹을 비판하며 ‘반면교사’ 의견을 꺼내 들었다.

김태원은 MBC ‘100분 토론’을 통해 1990년대초부터 만연했던 음악계 표절 의혹을 언급하며 안타까워 했고, 임진모 평론가는 표절을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하며 이번 논란에 대해 “한 곡을 만드는데 얼마나 엄격해야 하는지 일깨워주고 경종을 울렸다”고 해석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기도 한 이대화 평론가는 19일 페이스북에 “유희열은 레퍼런스와 창작의 경계가 아슬한 사람”이라며 “유튜버들의 의혹제기가 허망하다고 하는데, 내가 듣기에 ‘Happy Birthday To You’는 정말 비슷하고 심지어 내가 찾아낸 것도 있다”고 짚었다.

그는 “무에서 유가 창조되는 일은 당연히 없다. 특정 아티스트와 곡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만드는 방식도 문제될 것 없다”면서도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생각하면 스스로 멈춰야 한다. 그런 것에 관대해지면 결국 이런 문제들이 터진다”고 했다.

아울러 일부 옹호 의견에 대해선 “’레퍼런스하더라도 이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된다’의 예로 평가하고 반면교사로 삼아야지 왜 기준을 낮추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가는가”라고 했다.